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663)
그날의 기적소리 그날의 기적소리 요즘은 자고 깨는 시각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초저녁 잠이 많아지고 대신 일찌감치 잠이 깬다는데, 나도 그 삶의 리듬을 피할 수 없나 봅니다. 어제 밤에도 9시 뉴스가 끝나기도 전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든 대신 어김없이 새벽녘에 눈이 떠졌습니다..
사람 노릇은 여전히 미완성 '사람 노릇'은 여전히 미완성 조선 중기의 문인 성여신은「주인이 주인 노릇을 하면 집이 광채가 나고, 주인이 주인 노릇을 못하면 집이 잡초로 덮인다.」라는 말로 아들을 훈계했다 합니다. 사람이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맡은 바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해독을 끼친..
머리글 (자전적 에세이집을 내며) 머 리 글 지금까지 내가 살아 왔던 인생 중에 14년 동안은 학생이라는 이름표를, 42년 동안은 선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왔습니다. 이렇듯 지나온 햇수로 보면 학교는 내가 살아온 세상이었으며, 교육은 곧 나의 삶이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
'과외방사우'와 함께한 마지막 입시 「과외방사우(課外房四友)」와 함께한 마지막 입시 교직 생활 두 번째 해인 1969년에 처음으로 6학년을 담임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해부터는 중학교 진학에 대한 전형 방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이미 예고되어 있었던 터라, 입학시험이 있는 마지막 해이기도 했습니다. 6학년 담임으로서의 성패는 중학교 합격자 수에 의해 판가름이 나던 때인지라, 거기에 대한 중압감은 일년 내내 어깨를 무겁게 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오직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린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온통 담임교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당수는 미리 진학을 포기하든지, 천신만고 끝에 합격을 해도 등록금의 장벽에 막혀 진학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당시 농촌의 실상이었습니다. 입시철이 가까워 오면서 그 준비에 올인 하는 상황이 되었습..
원족의 추억 원족의 추억 학교 교육 활동 중에서 오랫 동안 이어오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야외 학습을 위한 바깥나들이입니다. 이 활동이 이처럼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그 안에 있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너나없이 좋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만..
나홀로 인터뷰 나 홀로 인터뷰 희망의 키워드인 '새천년'이 시작되던 2000년의 어느 봄날, 전주문화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여성시대 담당 프로듀서로부터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선생님, 먼저 시청 소감문 입상을 축하드리고요. 내일 시상식 전에 '여성시대' 프로그램에서 잠시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요." 방..
외손자 눈높이 맞추기 외손자 눈높이 맞추기 나이를 먹다보면 자식들은 하나둘 결혼하여 살림을 차리게 되고, 그들도 자식을 낳아 부모에게 손자나 손녀를 안겨주는 게 사람 사는 순리입니다. 몇 해 전만 해도 친구나 선배가 손자 이야기를 하면 남의 일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우리 부부도 외손자를 맡아 기르..
지금은 숨고르기의 지혜가 필요한 때 지금은 숨고르기의 지혜가 필요한 때 우리 민족의 숨결 속에 면면히 내려오는 미덕들을 분석해 보면, 그 바탕에는 정겨운 인정,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의 정서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의 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보되면서 사회의 제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