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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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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반전 부끄러운 반전 지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외출할 일도 없는데다 딸네 집에 간 아내도 내일 온다하여 나는 자유로움에 젖어 있었습니다. 반바지와 러닝셔츠 차림으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 리모컨이나 운전하고 있기엔 딱 좋은 날입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상태가 게으르고 볼썽사납게 늘어..
아내에게서 나를 보다. 나에게서 아내를 봅니다. 아내는 나와 가족을 지탱해주는 기둥입니다. 과거에도 그랬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러합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걸 미처 알아채지 못했었으며, 이제야 그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사랑의 결실이 결혼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결혼을 통해서 사랑을 만들어 ..
어머니는 드시기도 전에 배부르다 하십니다. 어머니는 드시기도 전에 배부르다 하십니다. - 예전에 어머니는 - 우리 어머니는 유달리 인정이 많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지극하십니다. 또한 예전이나 지금이나 조용하면서도 강하신 성품으로 전통적인 한국의 어머니 모습 그대로입니다. 지치도록 힘겨운 가난과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무엇..
선학을 닮은 우리 아버지 선학(仙鶴)을 닮은 우리 아버지 내가 근무하는 교장실 벽에는 '元亨利貞天道之常 仁義禮智人性之綱(원형이정천도지상 인의예지인성지강)'이라는 글귀가 쓰인 액자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생전에 쓰신 서예 작품 중 하나로, 내가 교장으로 발령 나면서 걸어 놓은 것입니다. 이 글귀를 올려..
그날의 기적소리 그날의 기적소리 요즘은 자고 깨는 시각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초저녁 잠이 많아지고 대신 일찌감치 잠이 깬다는데, 나도 그 삶의 리듬을 피할 수 없나 봅니다. 어제 밤에도 9시 뉴스가 끝나기도 전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든 대신 어김없이 새벽녘에 눈이 떠졌습니다..
원족의 추억 원족의 추억 학교 교육 활동 중에서 오랫 동안 이어오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야외 학습을 위한 바깥나들이입니다. 이 활동이 이처럼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그 안에 있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너나없이 좋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만..
나홀로 인터뷰 나 홀로 인터뷰 희망의 키워드인 '새천년'이 시작되던 2000년의 어느 봄날, 전주문화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여성시대 담당 프로듀서로부터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선생님, 먼저 시청 소감문 입상을 축하드리고요. 내일 시상식 전에 '여성시대' 프로그램에서 잠시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요." 방..
외손자 눈높이 맞추기 외손자 눈높이 맞추기 나이를 먹다보면 자식들은 하나둘 결혼하여 살림을 차리게 되고, 그들도 자식을 낳아 부모에게 손자나 손녀를 안겨주는 게 사람 사는 순리입니다. 몇 해 전만 해도 친구나 선배가 손자 이야기를 하면 남의 일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우리 부부도 외손자를 맡아 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