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이야기 (43)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름 밤 산책길에 여름 밤 산책길에 - 출발 ! 천변으로 - 정읍천은 내장산을 비롯한 부근의 높고 낮은 산골짜기를 근원으로 하는 작지만 정겨운 물길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동교부터 연지교까지 시내를 흐르는 3킬로미터 정도의 천변은 산책로로써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입니다. 특히 한여름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 부끄러운 자화상 부끄러운 자화상 겨울이면 눈 오는 날이 그저 좋기만 했던 어린 시절, 사나흘씩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이면 마을 청년들이 모두 나와 작대기 한 개씩을 챙겨들고 이 마을 저 마을 건너다니며 꿩 몰이를 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럴 때면 나는 토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기다렸었습니다. 청년들.. 난롯가에선 무슨 일이 난롯가에선 무슨 일이 ≡1957년 겨울≡ 방문을 슬며시 열고 얼굴을 내밀어보니, 어젯밤 눈보라에 토방은 물론 마루 위까지 하얗게 뒤덮였습니다. 쌩 하며 지나가는 칼바람에 나는 다시 이불 속으로 폭 들어가고 몸을 바짝 오므렸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은 따뜻한 아랫목에 파묻혀 있으면 좋을 텐데, .. 아버지의 무게를 처음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무게를 처음 알았습니다. ≡1958 가을 ≡ 가을 해가 서산에 가까워지면 하굣길의 우리들 그림자도 괴물처럼 길게 늘어집니다. 신작로 주변의 밭에서는 종일 캐 놓은 고구마를 담느라 농부들의 손길이 바삐 움직입니다. 나는 해가 뉘엿뉘엿해서야 신발을 질질 끌며 집에 들어섰습니다. 늘어지.. 혼돈스러웠던 고교 시절 혼돈스러웠던 고교 시절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만 해도 우리 집은 논 대여섯 마지기를 지으며 그런대로 일곱 식구의 생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애당초 농사에 체질이 맞지 않으셨던 아버지께서는 마을 일과 서예에 더 애착을 보였습니다. 농촌에 사는 분답지 않게 깔끔한 풍모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사다니기 바빴던 신혼생활 이사 다니기 바빴던 신혼 생활 읍내 구미동의 셋방에서 출발한 내 신혼 생활은 겨우 3개월 만에 그 거처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출퇴근하기 가깝고 내가 근무하는 학교도 그리 멀지 않으니, 신태인으로 이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어른들의 충고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나는 분가 후 첫 번째 .. 참새 떼와의 전쟁 참새 떼와의 전쟁 벼이삭이 나온 후부터 고개를 숙이기 전까지 참새 떼는 들녘의 불청객으로 농부들을 괴롭힙니다. 참새들은 이리저리 떼로 몰려다니며, 어린 벼이삭을 닥치는 대로 빨아먹어 채 여물지도 않은 벼를 쭉정이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이 무렵 논에 나가 참새와의 일전을 벌이는 일은 .. 캄보디아 여행기 캄보디아 여행기 * 첫째 날(1.15) * 2007년 1월 15일, 나를 포함한 우리 일행은 손꼽아 기다리던 캄보디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11시 30분에 인천공항 행 리무진버스에 몸을 실은 우리 성동회원 내외 열네 명은 한결같이 기분 좋은 모습들이었습니다. 성동회가 결성된 지 24년, 그리고 해외여행을 위해 경비를 조금씩 쌓아온 지 10여년! 흐른 세월만큼 우리들의 우정도 야무지게 여물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2시 30분이 조금 지나서였습니다. 듣던 대로 아시아 최대의 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 위용은 거대하고 위압적이었습니다. 입국 서류 몇 가지를 작성하고 나서, 여름옷이 든 가방을 챙긴 뒤 입고 있던 겨울 옷가지를 보관실에 맡겼습니다. 아직 시간 여유가 많은지라 이곳저곳 기..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