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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질주 ◐ 아찔한 질주◐ ≡2006년 여름≡ 지난 일요일, 우리 부부가 둘째와 셋째가 살고 있는 익산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멀지는 않지만 직장 때문에 떨어져 사는 것이 안쓰러워 자주 오고가는 편입니다. 최근에 익산에서 김제까지의 새로 난 도로는 반듯하고 넓어 운전자에겐 과속 운전의 유혹을 떨쳐버..
들꽃같은 아이들의 잔칫날 어설픈 지휘가 빛났던 이유 2년 전에 근무했던 자그마한 시골 초등학교의 학예 발표회가 열리는 날, 특별 초대를 받고 교문에 들어섰습니다. 이 학교는 40명 남짓한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내가 평교사로서의 마지막 2년 동안을 몸담았던 학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
그 시절 달밤지기가 되고 싶습니다. 그 시절 달밤지기가 되고 싶습니다. ≡1958년 가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동녘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얼굴을 내밉니다. 저녁 식사를 서둘러 마친 마을 사람들은 달오름에 맞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구 밖 모정 마당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모정 옆 텃논에는 가을걷이를 기다리는 누런 벼들..
길거리에서 문화를 만나다. 길거리에서 문화를 만나다. <첫째날> 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영원길거리문화제' 이 가을의 끝자락에 고향 영원의 길거리에서 특별한 문화를 만났습니다. 듣기에도 생소한 길거리문화제가 과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그 안에 무엇들이 담기게 되는 것인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찾은 것입니다..
야학방의 냄비꼭지 야학방의 냄비꼭지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마친 마을 아낙들이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우리 집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토방에 올라서기가 무섭게 어깨에 내려앉은 눈을 탈탈 털면서, 저마다 한 마디씩 던졌습니다. "아이고 추워. 이 놈의 강치 때문에 지 독아지 다 ..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봅시다.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봅시다. 청소년의 달이자 가정의 달, 5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하고 정겨워집니다. 그 이유는 아마 가족에 대한 사랑과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의 기념일이 연이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무렵이면 사람들은 하루하루 바쁜 삶 중..
이거 먹고 힘 좀 내라. 이거 먹고 힘 좀 내거라. 나는 여름 보양 식으로 삼계탕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이는 50여 년 전의 특별한 사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고모 댁에서의 중학교 유학 시절에 나는 잔병치레가 잦아 부모님의 걱정을 적잖이 끼쳐 드렸습니다.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고 개학을 며칠 앞둔 2학년 때의 어느 날, 학..
불안한 동행 불안한 동행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인한 그늘이 남아 있었던 2000년, 나는 전교생이 마흔 명 남짓 되는 초등학교의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농촌은 이농현상이 지속되면서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이들로 북적거렸을 운동장은 조용하다 못해 황량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