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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운동회 아찔한 운동회 예전에 시골에서의 국민학교 운동회는 학교의 가장 큰 행사임은 물론 지역의 큰 축제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운동회를 위한 연습도 장장 한 달 가까이 계속되는 것이 예사였습니다. 9월초에 시작된 연습은 운동회가 열리는 10월초까지 이어졌습니다. 매일 오후는 거의 연습으로 채워졌..
캄보디아 여행기 캄보디아 여행기 * 첫째 날(1.15) * 2007년 1월 15일, 나를 포함한 우리 일행은 손꼽아 기다리던 캄보디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11시 30분에 인천공항 행 리무진버스에 몸을 실은 우리 성동회원 내외 열네 명은 한결같이 기분 좋은 모습들이었습니다. 성동회가 결성된 지 24년, 그리고 해외여행을 위해 경비를 조금씩 쌓아온 지 10여년! 흐른 세월만큼 우리들의 우정도 야무지게 여물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2시 30분이 조금 지나서였습니다. 듣던 대로 아시아 최대의 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 위용은 거대하고 위압적이었습니다. 입국 서류 몇 가지를 작성하고 나서, 여름옷이 든 가방을 챙긴 뒤 입고 있던 겨울 옷가지를 보관실에 맡겼습니다. 아직 시간 여유가 많은지라 이곳저곳 기..
막걸리 문화에 젖어 막걸리 문화에 젖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자마자, 내가 처음 익힌 것 중의 하나는 막걸리라는 술을 마시는 일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극히 비생산적인 소비문화에 발을 들여놓게 된 셈입니다. 교직에 들어서 처음 근무한 학교에는 주변 마을에서 하숙을 하거나 자취를 하는 소위 타지 선생님..
나에게 도시락은 가장 맛난 음식 나에게 도시락은 가장 맛난 음식 사람마다 제각기 좋아하는 음식이 있겠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음식의 기호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나에겐 세월의 흐름에 상관없이 이따금씩 생각나는 음식이 있으니, 점심시간에 먹던 '도시락밥'이 그것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직 생활의 전반기까지 무..
대학생활의 그림자 대학생활의 그림자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나는 진로 문제로 적잖이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학원 문턱조차 가보지 않았던 나는 모의고사에서 영어 시험만은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에 진학할 것을 권했지만, 그 무렵 나는 대학 가는 ..
아찔한 질주 ◐ 아찔한 질주◐ ≡2006년 여름≡ 지난 일요일, 우리 부부가 둘째와 셋째가 살고 있는 익산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멀지는 않지만 직장 때문에 떨어져 사는 것이 안쓰러워 자주 오고가는 편입니다. 최근에 익산에서 김제까지의 새로 난 도로는 반듯하고 넓어 운전자에겐 과속 운전의 유혹을 떨쳐버..
들꽃같은 아이들의 잔칫날 어설픈 지휘가 빛났던 이유 2년 전에 근무했던 자그마한 시골 초등학교의 학예 발표회가 열리는 날, 특별 초대를 받고 교문에 들어섰습니다. 이 학교는 40명 남짓한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내가 평교사로서의 마지막 2년 동안을 몸담았던 학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
그 시절 달밤지기가 되고 싶습니다. 그 시절 달밤지기가 되고 싶습니다. ≡1958년 가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동녘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얼굴을 내밉니다. 저녁 식사를 서둘러 마친 마을 사람들은 달오름에 맞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구 밖 모정 마당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모정 옆 텃논에는 가을걷이를 기다리는 누런 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