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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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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방사우'와 함께한 마지막 입시 「과외방사우(課外房四友)」와 함께한 마지막 입시 교직 생활 두 번째 해인 1969년에 처음으로 6학년을 담임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해부터는 중학교 진학에 대한 전형 방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이미 예고되어 있었던 터라, 입학시험이 있는 마지막 해이기도 했습니다. 6학년 담임으로서의 성패는 중학교 합격자 수에 의해 판가름이 나던 때인지라, 거기에 대한 중압감은 일년 내내 어깨를 무겁게 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오직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린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온통 담임교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당수는 미리 진학을 포기하든지, 천신만고 끝에 합격을 해도 등록금의 장벽에 막혀 진학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당시 농촌의 실상이었습니다. 입시철이 가까워 오면서 그 준비에 올인 하는 상황이 되었습..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하는데… 느슨함으로 화를 부르다. 서울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온 나라가 막바지 준비로 올인 하고 있을 즈음, 우리학교는 개교 6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람 나이 예순이면 회갑이라 하여 그 의미를 부여하고 축하하듯, 학교 나이 육십도 학교나 동문들은 자부심을 갖고 추진하..
귓속에서 기차소리가 들려요. 귓속에서 기차소리가 들려요. 좁은 교실에 빼곡히 앉아있는 아이들은 대체로 크게 두 모습으로 나뉘어 보입니다. 그들에겐 대부분 아이다운 천진함이 묻어 있으나, 그 중 몇 아이들의 얼굴에는 어딘가 그늘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특히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표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전..
도시락 대신 버거운 짐을 지고 도시락 대신에 버거운 짐을 지고 정남초등학교에서 2년째 근무하던 해였습니다. 문교부 지정 급식 연구학교 운영이라는 커다란 과제가 우리 학교에 떨어졌습니다. 연구학교는 관계 기관의 지정과 예산 지원으로 국가의 교육정책을 학교 교육 과정에 적용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는 학교였습니다. 특히 ..
단 한번의 어루만짐으로 단 한번의 어루만짐으로 '오늘은 정수의 입을 기어코 열어보리라.' 앞으로 정수의 말문을 열어주지 못한다면, 나의 숙제는 미결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늘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내가 기대한 일을 모두 잘 마친다 해도 말입니다. 정수는 고아원이란 특수한 환경에서 사랑의 ..
풍금과 빠이롱 풍금과 빠이롱 교단 초임 시절에 내 또래의 조 선생이 우리 학교에 새로 부임해 왔습니다. 조 선생에 첫 인상에 매우 호감이 갔을 뿐 아니라, 나와 같은 6학년을 담임하게 되어 기분이 썩 좋았습니다. 같은 해에 교직 생활을 시작한데다 동갑인지라 곧 허물이 터져 오래 사귄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습니..
친목배구 3락(三樂) 동아리 배구 3락(三樂) 교직생활 40여 년 동안의 학교문화에서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교직원간의 친목 운동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모양새는 다소 변천되어 왔으나, 운동을 통해 다져진 친목을 교육의 에너지로 삼자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랜 동안 지속되어온 ..
북을 두드리며 자신감을 키우는 아이들 북치며 자신감을 키우는 아이들 교문에 들어서니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아이들의 북소리가 신명나게 들려왔습니다. 난타부 아이들은 때로는 선생님들보다 먼저 등교하여, 북을 두드리며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단단히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무엇보다 큰 소득은 차곡차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