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이야기/*********연둣빛 (13)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 청년의 안쓰럽던 모습 그 청년의 안쓰럽던 모습 부안에 사시던 고모님이 전주로 이사 가던 날, 나는 정들었던 고모님 댁을 떠나 부안중학교 유학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부득이 고향으로 되돌아온 한 나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백산중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환경의 변화에 낯가림이 많.. 그날의 기적소리 그날의 기적소리 요즘은 자고 깨는 시각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초저녁 잠이 많아지고 대신 일찌감치 잠이 깬다는데, 나도 그 삶의 리듬을 피할 수 없나 봅니다. 어제 밤에도 9시 뉴스가 끝나기도 전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든 대신 어김없이 새벽녘에 눈이 떠졌습니다.. 원족의 추억 원족의 추억 학교 교육 활동 중에서 오랫 동안 이어오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야외 학습을 위한 바깥나들이입니다. 이 활동이 이처럼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그 안에 있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너나없이 좋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만.. "꿩이 너를 잡겠다." "꿩이 너를 잡겠다." ≡ 1959년 겨울 ≡ 더듬어보면 어린 시절의 겨울엔 유난히 눈도 많이 내리고, 살을 에는 강추위가 계속되는 날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해 겨울에도 사흘 동안이나 계속해서 내린 눈이 마을은 물론 온 산야를 하얗게 뒤덮었습니다. 그날도 하늘은 눈을 품고 있는 듯 묵직한 회색빛.. 가족사랑의 작은 몸짓으로 장겨웠던 그 시절 여름밤 가족 사랑의 작은 몸짓으로 정겨웠던 그 시절 여름밤 며칠 전만 해도 여름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것 아닌 가 했더니, 요즈음 따가운 햇볕과 함께 막바지 더위가 다시 찾아와 계절 값을 하고 있습니다. 한낮의 더위가 열대야로 이어지던 지난 밤, 가족끼리 둘러앉아 시원한 수박 몇 조각으로 더위를 식히.. 난롯가에선 무슨 일이 난롯가에선 무슨 일이 ≡1957년 겨울≡ 방문을 슬며시 열고 얼굴을 내밀어보니, 어젯밤 눈보라에 토방은 물론 마루 위까지 하얗게 뒤덮였습니다. 쌩 하며 지나가는 칼바람에 나는 다시 이불 속으로 폭 들어가고 몸을 바짝 오므렸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은 따뜻한 아랫목에 파묻혀 있으면 좋을 텐데, .. 아버지의 무게를 처음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무게를 처음 알았습니다. ≡1958 가을 ≡ 가을 해가 서산에 가까워지면 하굣길의 우리들 그림자도 괴물처럼 길게 늘어집니다. 신작로 주변의 밭에서는 종일 캐 놓은 고구마를 담느라 농부들의 손길이 바삐 움직입니다. 나는 해가 뉘엿뉘엿해서야 신발을 질질 끌며 집에 들어섰습니다. 늘어지.. 참새 떼와의 전쟁 참새 떼와의 전쟁 벼이삭이 나온 후부터 고개를 숙이기 전까지 참새 떼는 들녘의 불청객으로 농부들을 괴롭힙니다. 참새들은 이리저리 떼로 몰려다니며, 어린 벼이삭을 닥치는 대로 빨아먹어 채 여물지도 않은 벼를 쭉정이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이 무렵 논에 나가 참새와의 일전을 벌이는 일은 ..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