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이야기/*********연둣빛 (13)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 시절 달밤지기가 되고 싶습니다. 그 시절 달밤지기가 되고 싶습니다. ≡1958년 가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동녘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얼굴을 내밉니다. 저녁 식사를 서둘러 마친 마을 사람들은 달오름에 맞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구 밖 모정 마당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모정 옆 텃논에는 가을걷이를 기다리는 누런 벼들.. 야학방의 냄비꼭지 야학방의 냄비꼭지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마친 마을 아낙들이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우리 집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토방에 올라서기가 무섭게 어깨에 내려앉은 눈을 탈탈 털면서, 저마다 한 마디씩 던졌습니다. "아이고 추워. 이 놈의 강치 때문에 지 독아지 다 .. 이거 먹고 힘 좀 내라. 이거 먹고 힘 좀 내거라. 나는 여름 보양 식으로 삼계탕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이는 50여 년 전의 특별한 사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고모 댁에서의 중학교 유학 시절에 나는 잔병치레가 잦아 부모님의 걱정을 적잖이 끼쳐 드렸습니다.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고 개학을 며칠 앞둔 2학년 때의 어느 날, 학.. 땡볕 쏟아지는 운동장에서 감질 나는 두레박질 점심 후의 다소 긴 휴식 시간, 아이들은 어제 약속한 대로 운동장 한편에 모여 공차기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윗배양구지와 아랫배양구지는 서로 이웃하고 있는 마을이라, 편을 나누어 공을 차는 일이 잦은 편입니다. 두 마을은 이름은 물론 위치도 거기서 거기로 매사에 전통.. 힘겨운 타관살이 나의 첫 기억 부안의 영수동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나는 다섯 살 때까지 거기에 살았다지만, 그 곳에서의 기억은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영수동에 살 때엔 할머니께서 낮에는 등에 업으시고, 밤에는 품 안에 둘 정도로 나를 예뻐하셨다 합니다. 하지만 어찌된 셈인지 할머니에 대한 일은 단 ..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