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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쫑파티

 

                     옹기종기 쫑파티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반 쫑파티에 한 자리 끼었다. 지도교수님도 기꺼이 함께 자리해주셨다.

막걸리 잔을 나누다보니 감추어두었던 끼들이 마구 쏟아졌다.

처음에는 막걸리 집 상호인 ‘옹기종기’에 걸맞게 옹기종기 둘러앉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 자리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주전자와 술잔이 바쁘게 오고갔다. 술잔을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도 쉴 새 없이 따라다녔다.

이야기는 유머의 옷을 입고 좌중을 즐겁게 했다. 천박하지 않고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재미가 넘쳤다.

나도 왕년의 술 가락을 꺼내보려 했으나, 그건 이미 녹슬어버린 칼이었다.

비록 술 실력은 모자랐지만 최선을 다하여 보조를 맞추었다. 난 실로 오랜만에 막걸리에 흠뻑 적셨다.

 

6개월 전 처음 만났을 때에는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이름은커녕 얼굴조차 몰랐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그동안 강의실에서 말을 섞으며 공부하고 점심시간에는 겸상을 하다 보니 정이 들었다.

아마 사업상 만났다면 정은 고사하고 이윤을 앞에 두고 머리싸움이 치열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필공부는 달랐다. 마음을 나누는 자리는 뭔가 달랐다. 모두 좋은 분들이다.

은퇴하기 전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한 가락씩 한 분들이었다.(한 분은 청춘인데 은퇴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다.)

지금은 경로를 바꾸어 수필가로서의 꿈을 키우는 분들이다.

올해 나의 큰 수확 중 하나는 글을 쓰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201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