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들의 땀 나는 잔치, '전국생활체육배구대회'에 참가하다.
제13회 전국생활체육배구대회 실버부에 배구 동호회 ‘건사회’의 선수단 일원으로 참가했습니다. 게임에는 뛰지 않고 단장 자격으로 코트 밖에서 지원과 응원을 했습니다. 우리가 속한 부문은 60대 이상이 참가하는 실버부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입니다.
늘그막에 웬 배구? 하겠지만 우리 팀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하는 그런 동호회입니다. 우리는 겨루기보다 즐기는 기분으로 참가했지만 막상 경기장에 들어서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상대팀들은 그 실력과 노련함이 여간 아니었습니다.
게임 중간에 열린 개회식장에 가보니 전국에서 무려 96개 팀이 체육관을 꼭 메웠습니다. 20대 젊은이부터 70대 어르신 선수들은 각양각색의 유니폼을 차려 입은 선수들은 한결같이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어르신과 젊은이가 함께 즐기는 노청동락(老靑同樂)이라 할까?
배가 불룩 나오고 머리가 훤하게 벗겨진 것은 배구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듯, 실버들의 화려한 잔치는 참으로 볼 만했습니다. 노련한 수비에 몸을 던지는 슬라이딩까지 하는 72세가 되는 어르신 선수는 젊은 시절 배구로 한 가락 했던 모앙입니다. 나 보라는 듯 부지런히 움직이며 선수단을 독려하고 잔소리(?)까지 퍼붓는 할머니 선수도 눈에 띠었습니다. 그야말로 노익장이 부러운 현장이었습니다. 이정도면 집행부에서는 머지않아 고희부(古稀部)도 두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젊은이들의 경기는 기대한 대로 차원이 달랐습니다. 날쌘 수비와 강력한 공격에는 박수와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젊음은 역시 좋은 것이여.’
그 순간 젊음이 부러워 혼잣말로 중얼거려보기도 했습니다. 비록 몸은 이미 멀리 와 있지만…….
어쨋든 체육관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 이날 하루.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몇 배 많았습니다. 이날 게임을 계기로 건사회도 단합과 실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우리 팀의 전국생활체육배구대회 실버부 3위 입상은 즐거운 덤이었습니다.
- 2013. 7. 6 -
(↓ 여기부터는 '건사회' 경기 모습입니다.)
(↓ 여기부터는 '정읍샘골클럽' 경기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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