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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는이야기

상은 이미 받은 거나 진배없지요.

 

 

              상은 이미 받은 거나 진배없지요.

 

 

  거의 2년 만에 주민센터에 마련된 헬스장에 나갔습니다. 2년 전에 등록할 때는 제대로 다녀보겠노라고 다짐했었지만, 딱 사흘 나가고 그만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땐 게으름 아니면 아마 나만의 하찮은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이번이 처음이나 다름없습니다.

  처음 보는 젊은이에게 작동법을 물어가며 우선 쉬운 헬스기구부터 익혀갔습니다. 운동을 하는 도중에 지인들을 넷이나 만났으니, 그럭저럭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빠지지 않고 운동하러 다닌다는 선배가 보이지 않기에 조금 궁금했습니다. 어쨌든 한 시간 정도의 운동으로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이른 오전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헬스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보여주는 현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간단한 샤워를 끝으로 나의 새내기 헬스 체험은 대충 끝이 났습니다.

  나는 헬스장을 나오면서 입구의 친절한 도우미에게 농담 비슷한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이날 보이지 않은 선배의 인상착의를 이야기 하니, 단박에 알아차렸습니다.

  “진즉 다녀갔는데요.”

  그 선배 어제 과로(혹시 과음?)하여 결석한 게 분명할 거라는 나의 지레 짐작은 빗나갔습니다. 한 방 맞은 나는 한 마디 더 던졌습니다.

  “그 선배에게 개근상을 주어야 마땅한데…….”

  내 말을 받은 도우미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날마다 나오면 운동해서 좋으니, 상은 이미 받은 거나 진배없지요.”

  연거푸 헛발질을 한 나는 내일 또 오겠노라며, 서둘러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어쨌든 헬스의 첫 단추는 제법 인상 깊게 꿰었으니, 앞으로 열심히 다니는 일만 남았습니다.

                                                                                                                     - 2013. 7.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