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암산과 갓바위에 오르다.
▣…일시 : 2013.5.18(토) 10:30 - 17:30
▣…경로 : 입암산/해발 632미터(원등마을-갓바위-남창계곡-북문-남문-새재갈림길-장성갈재-입암안내소-신정리)
▣…정읍에서 광주 방면으로 차를 달리다보면 왼편에 우뚝 솟은 입암산 정상에 갓바위라가 걸쳐 있는 것이 보입니다. 시내에서 그리 멀리 않은데도, 오를 기회가 없어 아쉬움이 적지 않던 터에, 이날 비로소 등산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입암산은 내장산, 백암산과 더불어 내장산국립공원 3대 명산 중의 하나지만 다른 두 산의 단풍 명성에 치어서인지 덜 알려진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등산객들에게는 널리 입소문이 나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팔성팀은 시내버스를 타고 40여 분 달려 10시 20분경에 종점인 입암면 원등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등산길에 올랐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리는 길은 아닌 듯하지만, 녹음 짙은 숲이 풋풋한 청량감은 몸을 한결 가뿐하게 해주었습니다.
▣…간간이 숨을 고르면서 오르던 끝에 정오쯤 갓바위에 이르렀습니다. 정상의 바위 모양이 갓을 쓴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갓바위 위에 올라서니 우선 가슴부터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동쪽으로는 백암산과 내장산이, 서쪽으로는 방장산이 우뚝 솟아 있으며, 멀리는 탁 트인 들판과 나지막한 야산에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읍 방면으로 넓게 펼쳐진 벌판 사이로 호남고속도로가 시원스럽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갓바위에서의 조망은 막힘이 없으며, 탁월한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갓바위를 내려와 녹음 속에 몸을 맡기고 도시락밥으로 배를 채운 일행은, 정상에서의 꿀맛 같은 점심에 대한 찬사를 연발했습니다.
▣…일행은 국란극복의 현장이었던 입암산성터 위를 걸으며, 나름대로의 역사적 해석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삼한시대에 축조되어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몽골군이나 왜적을 방어하는 성터였다니, 꽤 이름난 군사 요충지였던 것 같습니다.
내리막길에 만난 남창계곡은 아직은 물이 부족했지만, 한여름의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북문을 거쳐 남문으로 가는 길에 송군비 장군이 입암산성에서 몽골군을 물리쳤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하여 승전을 거둔 현장이었습니다.
남문에서 느긋이 휴식을 취한 일행은 숲체험길을 지나면서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체력을 비축한 뒤, 새재갈림길에서 남창골 주차장 대신 장성새재 방향으로 발길을 틀었습니다. 1시간 반 정도 더 걷더라도 정읍 방면 버스를 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장성새재는 옛날엔 장성에서 정읍을 오갈 때 이용하던 옛길로 샛길이자 지름길입니다. 이곳에 세원진 안내판의 내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장성새재는 달도 숨어 안 보일 정도로 깊은 고개로 월은치(月隱峙)라 불렸으며, 조선시대 만들어진 대동여지도와 대동방여전도 같은 고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다. 이 고갯길은 1970년도까지 군사용 도로로 사용되었다. ’
5시가 넘어서야 입암공원 지킴터를 지나 정읍시 신정리 모정에 도착한 일행은 배낭을 내던지고 지친 몸을 부렸습니다. 거기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기까지 30여 분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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