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부여 지역 문화답사
이날은 '샘문화' 일행과 함께 백제 역사의 대표 주자인 은진미륵을 비롯하여 계백장군전적지와 낙화암을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주입식으로 익혀 머릿속에 각인된 친근한 문화유산들입니다. 이번 답사에는 정읍교육삼락회 회원 15명이 동행했습니다.
▣… 관촉사, 은진미륵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상이라고 배웠던 은진미륵이 있는 논산 관촉사는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때맞춰 벚꽃과 개나리꽃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린 채 탐방객을 맞이했습니다.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산책길을 따라 갔습니다. 노인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언덕길을 오르는데, 비록 허리는 굽었지만 건강해 보였습니다. 절을 끼고 걷는 산책로는 나지막한 언덕길로 주변의 풍경과 어울려 잘 어울렸습니다.
반야정을 거쳐 절 안으로 들어서니, 우뚝 솟은 은진미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36여 년에 걸쳐 만들어졌다는 이 석불은 18미터의 높이로, 늘 그렇듯이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 황산벌유적지와 계백장군
계백장군유적지 일대는 장군의 혼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호국 충의 정신을 일깨우는 역사 체험장으로서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이날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주로 교회나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띠었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 각인된 백제와 계백에 대한 지식을 꺼내보며, 마치 초등학생이 된 듯 이곳저곳 기웃거렸습니다. 황산루라 쓰인 누각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린 뒤 전적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가니, 황산벌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나당 연합군이 백제에 침입하였을 때 5천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신라 김유신 장군의 5만여 군사와 맞서 4차례에 걸쳐 물리쳤으나, 결국은 장렬하게 전사한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처절한 전투의 현장은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차지한 채, 무심한 들녘엔 봄의 기운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계백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다독거리며 발걸음을 돌려 백제군사박물관에 들렀습니다. 3개의 전시실에는 백제의 전쟁사와 군사 활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곳을 둘러보는 동안, 백제인의 후예로서 그 동안 백제의 역사에 대해 너무 무심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었습니다.
▣… 논산 탑정호 수변생태공원
탑정호 주변엔 모인 사람들은 한결같이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느긋하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음식을 먹거나 수건돌리기를 하는 젊은이들도 눈에 띠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수변 산책로를 한 바퀴 돌면서 호숫가에 이야기와 웃음을 마음껏 뿌렸습니다.
▣… 부여 낙화암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부소산성을 찾았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의 산책길은 주변의 고풍스런 풍광을 즐기며 도란도란 걷기엔 딱 좋은 길이었습니다. 둘이 하나가 된 연리목은 장구한 세월과 사랑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이었습니다. 백화정에 오르니 낙화암과 백마강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삼천궁녀가 몸을 던진 비극적인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백마강은 무심코 흐르고 있었습니다.
낙화암, 고란사, 백마강에 딱 어울리는 노래가 언뜻 떠올랐습니다. 여기에선 이 노래가 적격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젊은 시절의 십팔 번이었던 ‘꿈꾸는 백마강’을 흥얼거려 보았습니다.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 저어라 사공아 일엽편주 두둥실 낙화암 그늘 아래 울어나 보자
고란사 종소리 사무치는데 구곡간장 올올이 찢어지는 듯 / 그 누가 알리요 백마강 탄식을 깨어진 달빛만 옛날 같으리.
- 2013. 4. 13 -
(↓ 여기부터는 관촉사입니다.)
(↓ 여기부터는 계백장군유적지입니다.)
(↓ 여기부터는 논산 탑정호입니다.)
(↓ 여기부터는 부여 부소산성, 낙화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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