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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1신풍아그들

만추에 만난 신풍아그들

 

   신풍아그들, 정겨운 이야기에 빠지다.

 

21012년 11월 24.

가을의 끝자락이자, 겨울이 기웃거리는 날입니다.

신풍아그들은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담임 선생인 나도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보고도 싶었지만, 제대로 멋지게 나이 먹어 가는 가를 확인해볼겸.....

이번엔 정태환 군이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첨엔 누군가 했으나,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그 아이 얼굴에서 어릴 때의 모습을 찾아냈습니다.  

당시 출석번호 9번, 중간 정도의 키에 밝은 표정으로 비교적 얌전했던 아이가 잘 자라 똑똑한 장년이 되었던군요.

너무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이 맛에 선생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식집과 전통찻집으로 이어진 이날의 대화 역시 옛 이야기는 필수과목이었지만

이번에는 자녀와, 손주 이야기가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들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입니다. 

군대 간 아들이 너무 보고싶어 소대장에게 전화로 울면서 애걸했다던 웃지 못할 이야기.

손주가 열 한 살이면, 담임선생님의 손자보다 너댓 살 앞선 것인데,

그래도 되는 것이냐도 추궁 아닌 추궁으로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참석 인원이 다른 때보다 좀 적었던 것은, 세상살이가 그만큼 바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만남에 늘 앞장서는 호창 군은 식사를 마치고, 고교동창 모임 때문이 밤중에 충청도로 향하는 열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숫자의 많고 적음보다 정겹고 감칠 맛 나는 분위기가 이 자리의 의미를 말해주었습니다. 

도란도란, 왁자지껄, 웃음만발.......다음날까지도 귀를 간질입니다.

                                                                                    - 2012. 11. 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