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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나들이보고서

장수 지역의 풍광과 충절을 만나다.

 

 장수 지역의 풍광과 충절을 만나다.

 

  장장 20여 일 동안 지속된 폭염의 터널을 힘겹게 빠져나온 이날,‘샘문화 답사팀’ 일행은 전북 장수군 번암면 방화동의 한 계곡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 동안 찜통더위에도 끄떡없이 견딘 끝에 이날의 나들이에 나선 샘님들!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입추가 지나자 하루 이틀 사이에 무더위가 꺾이는 걸 보면서, 계절의 순리와 자연의 법칙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들른 임실 사선대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문화답사 몸풀기’를 마친 샘님들은, 1시간여를 달린 끝에 장수군의 방화동자연휴양림에 도착했습니다. 서둘러 점심을 마친 일행은 몇 걸음 더 걸어, 곧장 숲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전국8대 종산의 하나인 장안산 기슭을 따라 울창한 삼림과 수려한 계곡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걸으면서 잠시 위를 올려다보면, 수풀 위로 뭉게구름이 피어있는 ‘조각난 하늘’이 간간이 보였습니다.

  삼삼오오 팀을 이룬 샘님들은 청정 골짜기를 따라 산책에 나섰습니다, 샘님들에게는 계곡의 물놀이보다 가벼운 산책이 제격이거든요. 그러나 걷기보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한담을 나누는 샘님들도 있으니, 되돌아가고 싶은 그들의 동심을 누가 말릴 수 있겠습니까?

  계곡에는 텐트와 사람들로 북적였으며, 아이들은 물놀이에 지칠 줄을 몰랐습니다. 사람들로 붐비는 골짜기를 벗어나자, 한적한 구불구불 오솔길이 이어지면 ‘물보다 걷기가 좋은 산책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숲은 심신에 좋다는 피톤치드를 무한정 내뿜고 있었습니다. 골짜기 사이로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담아가고 싶을 정도로 시원했습니다. 청정한 기운에 온몸에 스며들었습니다.

 

  한참을 가니 방화폭포가 위용을 자랑하며, 110미터 높이의 세 줄기 폭포수를 쉼 없이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모습을 사진기에 담다보니 일행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발걸음이 무거워진 나는 되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덕산계곡을 따라 용소까지 가는 길을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터덜터덜 내려오니, 산책조차 포기해버렸던 일행 몇 명이 아직도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시원함에 차마 발을 빼지 못했다 하나, 안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다른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들고 갔던 묵직한 막걸리 병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어쨌든 기분만은 좋아 보이니, 이 또한 나들이의 재미중 하나입니다.

 

  방화동의 숲속을 빠져나온 샘님들은 논개의 고향에 마련된 의암사를 찾았습니다. 의암사는 임진왜란 때 왜장을 안고 진주 남강에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한 논개의 혼과 의로움을 기리는 사당입니다. 의암사 일대에는 기념관, 숭앙문, 휘광문, 충의문, 의암사 등이 있었습니다. 사당에 모셔진 논개의 영정을 대하니, 순국을 앞둔 눈빛처럼 비장해 보였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고귀한 충절에 잠시 숙연해졌습니다.

  숲속을 거닐며 충절의 자취를 돌아본 이날의 나들이, 나의 주제는 ‘심신 가다듬기’였습니다.

                                                                                                                      - 2012. 8. 11 -

(사진~여기부터는 사선대입니다.)

(사진~여기부턴 방화동자연휴양림에서~)

(사진~ 여기부터는 의암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