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문화답사 다녀왔습니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며, 볼거리가 많기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우리 답사팀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비롯하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고현성, 거제현관아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거제의 ‘문화’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었습니다.
첫 번째 답사지인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예전에 한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땐 무슨 이유였는지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둘러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엔 마음먹고 각 시설의 내부를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6.25 전쟁 당시 4~6살이었으며, 전쟁에 관련된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이날 비극적인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동안 6.25의 아픈 역사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유아 시절의 잠재된 기억이 전시물을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어렴풋이 되살아난 것이 아닐까?
어쨌든 호국보훈의 달 6월에 이곳을 찾은 것은 여러모로 잘 한 것 같습니다.
6.25 당시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눈에 띠었습니다. 현장학습을 온 듯합니다.
애국에 대한 교육이 소홀한 현실을 생각하면,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이 대견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거제의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한 식당에서 죽순돌솥밥으로 점심을 마찬 일행은 다음 답사지로 향했습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견학은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안내원의 설명이 조선소의 규모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도와주기는 했지만,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진 촬영도 규제되어 있어 카메라는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면적 120만 평, 근무 인원 31,000여 명, 골리앗크레인, 거대한 도크, 건조 중인 유조선 등…….
그 규모에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대우조선소와 더불어 거제 경제의 골리앗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습니다.
다시 역사의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고현성은 계룡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규모는 그리 커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선시대 문종 원년과 단종 원년 사이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800여 미터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석성 위를 산책하고 나니 등줄기가 땀으로 젖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답사의 마지막 순서인 거제현관아에 들렀습니다.
현존하는 관아 건물인 기성관은 규모가 크고 단청 또한 화려했습니다.
이 건물은 객사로 당시엔 사용했던 곳으로, 이날은 우리 일행의 여유로운 쉼터가 되어주었습니다.
부근에는 또 하나의 부속건물인 질청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당시의 하급관리들이 사무실이나 서재로 사용했던 곳이라 했습니다.
거제현의 주 건물인 동헌은 이미 헐려 없어졌고, 그 자리에는 면사무소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거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어, 나름대로 소중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 2012. 6.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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