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례 사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 요즘, 마음조차 절로 풍성해지는 계절입니다.
또한 10월은 세상이 처음 열린 달이라 하여‘하늘연달’이라 부르듯,
오늘 이 자리의 신랑 신부에게 10월은, 새로운 행복의 문이 열리는‘행복연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좋은 달을 맞아, 부부라는 이름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신랑 000 군과 신부 000 양에게 먼저 따뜻한 축하를 드립니다.
또한 이들을 이처럼 반듯하게 키워 오늘에 이르게 해주신 양가의 부모님에게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이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 하객 여러분에게도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 000 군은 심성이 곱고 예절 바르게 성장하여 오늘에 이르렀으며,
신부 000양 역시 부모님의 각별한 사랑으로 바르고 예쁘게 성장하여 이 자리에 서게 되었으니,
양가에게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주례는 신랑의 부친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43 년 전에 제가 새내기 교사였을 때,
첫 제자로 인연을 맺어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에 제 교직생활에서 잊지 못할 제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이렇듯 각별한 인연으로 인해 주례 개인적으로도 오늘은 참으로 감사하고 가슴 따뜻한 날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최고의 단어인 사랑이란 이름으로 만난 이들이야말로 오늘 이 순간의 가장 아름다운 부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예로부터 남녀의 결합은 삼세의 인연이며, 하늘이 정해준 배필이라 했습니다. 그
만큼 결혼은 신성하고 엄숙한 약속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앞으로 이 엄숙한 약속을 잘 지키라는 의미로, 주례로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부부의 사랑은 둘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둘은 처음부터 모습도 생각도 서로 다른 존재입니다.
그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조화시켜나가는 것이 결혼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혼을 통해 나의 모자라는 부분을 상대방에 채워주기만을 기대하기보다,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준다는 생각이 먼저여야 합니다.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고 합니다. 무엇이 다른지가 아니라,
무엇이 같은지를 늘 생각하는 것입니다. 부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부부가 함께 한다는 것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 아껴주고,
존중해 주고, 믿어주고, 나눠주고, 기다려주고, 용기를 불어 넣어주며,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입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잘했습니다.’이 짧은 한마디가 서로를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신비의 약이 될 것입니다.
힘들 때마다 서로에게 이 사랑의 묘약을 건네보기 바랍니다.
둘째, 처음과 기본을 자주 생각하는 지혜를 갖기 바랍니다.
살다보면 때로는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 장벽처럼 버티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해답은 아주 가깝고 작은 곳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기본과 처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부
부가 되는 첫날의 행복한 순간을 자주 떠올리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 풀리지 않을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물론 지금은 조금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젊고 시간은 많습니다.
끝으로, 꿈은 크게 갖되,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십시오.
부부가 함께 이루어가는 꿈은 크고 야무지게 갖되, 작은 일도 하찮게 여기지 말고 소중하게 생각하기 바랍니다.
행복은 어느 순간 거창하고 요란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지긋이 웃음 짓게 하는 작은 기쁨의 조각들이 쌓이고 쌓여 큰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행복은 그렇게 조금씩, 한 걸음씩 다가와서 언젠가는 부부와 가족의 행복으로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먼 훗날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너무 행복해서 우리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곡식은 한번 심어 한번 거둔다 합니다. 나무는 한번 심어 열 번을 거둔다 합니다.
그러나 부부로서의 만남은 한번 심으면 날마다 거두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소중한 일을 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항상 행운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늘 오늘처럼 행복을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011년 10월 2일 주례 문 경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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