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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요즘생각

때로는 멈추어 숨을 고르는 것도 충전입니다.

 

  "때로는 멈추어 숨을 고르는 것도 충전입니다."

 

자연은 본디 구부러진 것도 있고 펴져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자신의 편의나 유용을 위해 굽은 곳을 펴기도 하고, 펴져 있는 곳을 구부리기도 합니다.

곡선은 곡선대로 직선은 직선 대로 제 구실을 하는 것이 자연일진데,

인위적인 작용으로 인해 본디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기도 합니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의 몸도 본디 부모로부터 반듯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산전수전의 삶을 거치는 동안 신체는 구부러지고 비뚤어지며 굳어지기 마련입니다.

세월따라 만들어지는 신체의 굴곡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라도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몸은 보다 빠르게 망가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연과는 달리 굽은 곳을 펴주어야만 심신이 건강해진다고 하나 봅니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가치의 상위에 두고 있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동료끼리의 대화에서 건강이 소재로 등장하면, 나름대로 한 마디씩 거들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신체의 어떤 부분의 대한 문제나 건강에 좋은 음식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 처방에 대한 의견은 거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수준입니다.

주고받는 인사말에도 건강에 대한 염려나 기원이 빠지지 않으며, 

모임에서도 '건강을 위하여!"는 건배사의 단골 메뉴로 등장합니다. 

운동과 몸 만들기에 대한 관심도 가히 열풍적입니다.

어쨌든 건강관리는 현대인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만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나는 얼마전까지 맞춤형 건강교실에 얼굴을 내민 적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최상위 주제는 "허리는 세우고 가슴은 펴라." 였습니다.

간혹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면 굽어 있거나 삐뚤어진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교정하려고 신경을 써보지만 그게 그리 쉽게 되지 않습니다. 

이는 물론 나이 탓도 있겠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이 몸의 불균형을 자초한 것입니다.

 

그러면 건강한 심신의 한 축인 마음은 어떠할가요?

언제부터인가 마음조차도 구부러지거나 비뚤어지지 않았는가를 생각해보면, 역시 자신이 없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나만을 생각한 나머지 남을 미워하고 질시한 일도 있었겠지만,

이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못하고 마음의 굴곡으로 남겨놓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세상 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 해보지만, 결국은 마음 속엔 상처와 아픔으로 남게 됩니다.

후회와 반성도 알고보면 굴곡된 마음을  펴서 건강한 상태로 돌리려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화려한 겉치레로 비뚤어진 몸을 일시적으로 감출 수는 있어도, 주름진 마음은 결코 숨겨질 수 없는 것입니다.

신체의 건강을 위해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는 운동을 하듯,

마음을 바로 세우고 주름진 곳을 펴는 일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마음의 응어리가 있으면 이를 유연하게 풀어주고,

구부러지거나 마음을 제 자리로 돌려 놓는 일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삶에 쫓기면서도 때로는 멈추어 숨을 고르며 자신의 심신을 고루 살펴보는 여유가 필요하며,

이러한 여유말로 생산적인 충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2011. 9.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