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그 이름, 국민학교 동기 동창생’
'국민학교 동기 동창생 !', 듣기만 해도 정겹고 허물없는 이름입니다.
오늘은 국민학교 동기 동창생인 50년 지기 깨북쟁이 친구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매년 두 번씩밖에 만나지 못하지만 옛정은 그대로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동창생들의 모태인 고향 영원에서 지척에 있는 민속마을에 모였습니다.
이곳은 마치 우리들 어렸을 때의 마을 모습과 흡사하게 꾸며놓아 추억 나누기에는 제격입니다.
동창생들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여름 한나절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술잔을 나누며 토종닭고기를 물리도록 뜯었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메뉴는 역시 '추억 나누기'였습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51년째이니, 반세기가 훌쩍 넘었습니다.
세상 물정 통 모르는 네댓 살 무렵 6.25전쟁을 겪는 동안, 우리들을 먹고 입히느라 부모님의 고생이 오죽했을까?
오늘 건강하게 옛날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알고 보면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어려운 시절을 잘 넘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학교 시절 우리들의 자화상은 허기와 가난이었습니다.
깡보리밥이라도 먹을 수만 있으면 고마웠고, 배앓이와 열병쯤이야 그저 그런 병이었습니다.
여름에는 모기에 시달렸고, 겨울엔 오돌오돌 떨며 견뎠습니다. 가난은 누구나 달고 다니는 운명의 이름표였습니다.
그러나 그땐 사람 사는 정이 있어 그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동창생들도 이젠 인고의 세월을 넘어 각자 자신의 분야에 일가견을 이루고, 나름대로 행복한 노년을 즐기고 있습니다.
과거의 고난을 깊은 주름 사이에 묻어두고,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젠 여유롭게 웃어도 됩니다.
"우리 모두 건강해서 오래 오래 만나세."
- 2011. 7. 30 송참봉마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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