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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는이야기

잎새달 첫날에

                    잎새달 맞이

 

4월은 '잎새달'이라는 예쁜 별명을 갖고 있는데,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을 돋운다 하여 그렇게 부른답니다.

3월에 열심히 물오름 활동을 한 결과겠지요.

잎새달 맞이도 할 겸 운동삼아 내장산 서래봉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카메라가 좀 거추장스러웠지만, 봄의 선두그룹을 만날 거라는 기대가 있어 그런대로 견딜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기대와는 달리 봄빛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3월에 간간이 다녀간 꽃샘추위의 시샘 때문에 봄의 전령사들이 머뭇거렸던 탓입니다.

 

등산로 가에 뽀족히 솟아오른 노오란 생명 두 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추리였습니다.

아주 작지은데도 내 눈엔 큼직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옆엔 그들을 누르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큰 돌덩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잠시 고개를 드니 이미 연록색으로 치장한 원추리 무리가 나무 사이사이에 지천으로 깔려 있었습니다

짓누르고 있던 돌덩이를 어느 등산색이 들어올려준 덕분에 

이 노란 원추리는 늦게나마 세상을 만나게 된 것 같아 찬만다행입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원추리의 가녀린 모습에 연민조차 느껴집니다.

늦둥이 원추리가 아무 탈없이 잘 자라 노란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학교에 근무하던 시절 이른봄, 매마른 화단에서 가장 먼저 얼굴을 내밀던 생명이 원추리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리디 여린 생명이 단단한 땅을 뚫고 고개를 내미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 2011. 4. 1 -                             

(가녀린 원추리가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옆엔 그들을 누르고 있었던 큼직한 돌덩이가.....) 

(제때에 나온 원추리들이 무리지어 있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울텐데....)

(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내장호와 그 주변에도 봄빛이 스며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