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先塋)의 사초 일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고조부님 선영의 사초(莎草) 일에 참여했습니다.
고조부님은 벌써 100여년 전에 이곳에 묻혔던 분이니, 산소의 모습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습니다.
물론 후손들이 간간이 손을 보았다고는 하지만, 온전히 보존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일찍부터 나오신 집안 어른들은 새 잔디를 입히는 일에 온 정성을 다했습니다.
특히 세 분의 집안 형님들은 예전부터 조상님 모시는 위선사업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으며,
선영을 가꾸는 데도 그 누구보다 열성적이었습니다.
묵은 뗏장을 걷어내고 새 뗏장을 덮는 것이 이날 사초일의 중심이었습니다.
힘든 일은 거의 포크레인이 해치웠지만, 그렇다고 후손들은 그저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느 한 자리 허술하지 않도록 손으로 다독거리기도 하고 삽의 등으로 쳐대어 탄탄하게 만들었습니다.
"정성을 들이면 그만큼 재앙이 들어서지 못하는 것……."
형님 한 분이 특히 강조하는 지론입니다.
선영을 잘 돌보면 복을 받는다기보다 화가 미치지 않는 것이라는 보충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사초 일은 정성과 즐거움 때문인지 피곤한 줄 모르는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산소 앞에 제물을 차리고 간단한 제사를 드리는 것으로, 이날의 일을 마무리되었습니다.
막내 격인 나는 주로 뗏장을 나르는 일을 하면서 간간이 비문을 꼼꼼히 읽어 보았습니다.
땀을 흘리는 가운데 '뿌리 알기'를 제대로 공부한 셈입니다.
그리고 조상을 숭상하고 존경하며 사모하는 '숭조경모(崇祖敬慕)'도 체험했습니다.
그러나 형님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멀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 2011. 3.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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