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숨고르기의 지혜가 필요한 때
우리 민족의 숨결 속에 면면히 내려오는 미덕들을 분석해 보면,
그 바탕에는 정겨운 인정,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의 정서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그러나 정보화 시대의 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보되면서 사회의 제반 현상은 우리에게 도전과 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너나없이 숨 가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에게 오직 앞만 보고 달리도록 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쁘다, 시간 없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치며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려 합니다.
때로는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며 자탄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주변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미덕이 퇴색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전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는 전력투구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경계와 질시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생각해보면 하찮은 일이었는데도,
당시의 상황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원망이나 짜증을 부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 이기심이나 집단 이기주의의 장막 뒤에서 성취된 일은 즐거울 수 없으며,
즐겁지 않은 일은 언젠가는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의 격랑 속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는 전통적인 미덕은 흔들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따뜻한 미덕들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지만, 이를 탄식하는 목소리에도 큰 반향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면 우리들의 미덕을 앗아가고 있는 원천에는 무엇이 잠재되어 있는가?
그 중의 하나는 아마 우리 가슴 속에 은연중에 자리 잡고 있는 이기심과 무관심일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개인간이나 집단간에 불화와 갈등의 뿌리를 찾아보면 그 자리에는 반드시 이기심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목, 불법, 편법, 무질서가 난무하는 것도 모두가 자기만의 이익에 집착하는 이기심 때문입니다.
이기심은 중압감과 갈등을 동반할 수밖에 없고, 그에 의존해서 얻은 성과는 낮은 수준에 불과할 뿐입니다.
나 자신의 일과 이익만 추구하다보면 본의든 아니든 다른 사람에 대한 무관심해지기 마련입니다.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것은 무관심의 다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비즈니스 전략가인 척 마틴은 자신이 지은 책을 통해서,
일 속에 파묻히고 스트레스에 눌린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수 현대인이
인생에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는 해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주위의 모든 것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인데, 그 선행 조건이 ‘멈추기’라는 것입니다.
성급함과 중압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멈춤을 통해 주변을 둘러보고 관심을 가짐으로써,
새로운 자신과 타인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멈추기와 관심 갖기는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해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먼 길을 가거나 높은 산을 오르는 이들도 마냥 걷거나 오르기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멈추고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집니다. 그리고 부축하기도 하고 가시덤불을 치워주기도 합니다.
자신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내달렸지만,
마음먹은 대로 이루지지도 못하고 중압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하고 심오한 방책이 아닙니다.
멈추기와 숨고르기가 지닌 위력을 먼저 깨닫는 것입니다.
이기심의 만연과 무관심은 크게는 나라의 소중함까지도 뒷전으로 밀리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대사의 불확실한 흐름과 숨 가쁜 진행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작금의 애국심 상실과 공동체 의식의 느슨함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더불어 살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이기심과 무관심의 폐해는 실로 크고 깊습니다.
때로는 멈추어 숨을 고르고 주변을 둘러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기심을 벗어 던지고 관심과 배려의 미덕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개인이나 집단. 나아가서 국가의 엄청난 에너지로 승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숨고르기의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 200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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