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경복궁 나들이
- 2014.8.9 -
2014년 8월 9일 토요일, ‘샘문화답사 팀’은 대한민국 국회와 조선 제일의 궁궐인 경복궁을 답사했습니다. 수학여행 때 학생들을 인솔하고 찾아간 후 꼭 30년 만입니다. 그만큼 설레고 기대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토요일인데다 국회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농성이 있다는 소식으로 국회 방문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일행은 먼저 국회헌정기념관에 들렀습니다. 국회에 관한 진기한 기록과 전시물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헌정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임시의정원 및 제헌국회 이래의 의정사 등 국회에 관한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시간 19분의 국회 최장 시간 연설 기록도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고장 출신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사진과 기록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 밖에도 진기한 기록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정사를 이끌어온 대단한 기록들이었습니다. 이어서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안내직원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국회에 대해서는 훤히 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텅 빈 의석을 내려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진지하게 국정을 논하는 광경을 떠올려봤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어두운 모습들이 오버랩 되어 자못 혼란스러웠습니다. 국회의원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보는 듯했습니다. 이런 느낌은 나만이 아닐 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뜰에 ‘국민과 함께하는 민의의 전당’ 이란 쓰인 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의 기본은 민의를 아는 것이라고 질책하는 것 같습니다.
점심을 마치고 경복궁에 들어서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습니다. 근정문을 지나 근정전, 사정전, 천추전, 강령전, 수정전, 경회루, 교태전 등을 차례로 살펴봤습니다. 더위와 시간 때문에 건성건성 둘러 본 것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조선 500년의 궁궐 이것저곳을 거니는 기분은 여간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궁궐 사람들과 침묵으로 대화하듯 하면서 나름 품격 있게 걸었습니다. 그러나 따가운 한여름 햇볕 아래 어울리지 않는 행보 같아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습니다. 경복궁 안에 건물들은 한결같이 넓고 웅장했습니다. 조선의 주인이었던 왕권의 위용이 느껴졌습니다. 들뜬 기분을 물리고, 잠시 당시 백성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애잔했습니다.
수학여행을 온 중국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랍 지역의 관광객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경복궁은 이미 세계적 명소기 되어 있었습니다. 500년 조선의 심장부가, 21세기 서울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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