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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는이야기

첫 경험, 학부모 특강

 

 

                  첫 경험, 학부모 대상 ‘특강’

 

 

  첫 경험은 역시 설레고 긴장되었다. 2014학년도 새 학기 개학 첫날, 교장 선생님의 부탁으로 정읍한솔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나처럼 말 주변이 없는 사람이 겁 없이 달려들었으니, 무리한 도전이었다.

  한 달 전에 의사를 물어왔을 때, 거듭 부탁하는 바람에 응낙하고 말았었다. 며칠 후 그만 둘까도 생각해 봤지만, 허튼 사람으로 보일까 봐 그러지 못했다. 퇴임한 지 4년이 지나서인지 교육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교육 환경이나 교육수요자의 생각도 많이 변화했을 것이다. 나는 그 동안의 교육경험과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준비에 들어갔다. 내 경험도 이미 녹슨 칼이 되었는지 준비부터 만만치 않았다.

  그 동안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강사를 대할 때마다 거침없는 말솜씨를 부러워했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준비한 것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최선을 다하기롤 마음 먹었다.

  특강 날이었다. 150여 명의 신입생 학부모들이 강의실을 곽 메웠다. 좌석이 없는 학부모들은 뒤편에 서있었다. 강의실이 낯선 곳이 아니라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생 첫 단추, 이렇게 끼우자.’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른바 황금돼지 띠라고 불리는 신입생 자녀와 학부모님들에게 축하하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한솔초등학교와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8년 전 이 학교 개교 당시 교감으로서 했던 일들을 소개하는 동안 긴장감이 조금씩 풀려갔다. 특히 교가를 직접 작사했던 일, 학교 동사별 이름을 지었던 일 등을 이야기했더니 학부모님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강의를 통해 첫 단추 야무지게 끼우기, 기본과 단계의 중요성, 아이들의 그릇 키우기, 지혜로운 부모되기 등에 대해서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 했다. 준비했던 내용은 거의 전달했던 것 같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난 사람이 없었으니, 특강은 일단 실패하지는 않았다고 자위해본다.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다. 학부모와의 직접 대화 기회가 적었던 점, 유머와 부드러움이 부족했던 점 등이 그것이다.

어쨌든 특강이라는 첫 경험은 나로서는 소중한 체험이었다. 학부모들의 경청과 박수에 감사한 마음이다.    - 2014.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