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원이십니다."
왼쪽 팔이 탈이 난지가 꽤 되었다. 오른쪽 팔이 그랬던 것처럼 알게 모르게 사라질 줄 알았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 나 나이 탓이려니 하면서도 여간 불편하지 않다. 한 달 전에 정형외과에 들러 사진을 찍었는데, 근육이 피곤하여 뭉쳐 있다 했다.
이번엔 집 부근에 있는 한의원에 들렀다. 침을 맞은 뒤 40분 넘게 물리치료를 받았다. 물리치료를 받는데 핫팩찜질과 전기치료 모두 뜨거운 것이라, 에어컨을 켰는데도 땀이 흘렀다. 간호사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고 말씨는 더없이 공손하였다.
치료를 마치고 계산대 앞에 섰다. “이 약 드시고요.” 그런데 다음 말이 재미있다. “치료비는 2천 원이십니다. ”
치료비에도 존칭을 붙이다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어법상 오류가 있는 말이지만, 그리 탓할 일은 아니다.
간호사의 친절이 빚은 해프닝이니……. (치료비가 낮은 이유는 경로우대라는 국가적 시혜가 있기 때문이다.)
이틀 후에는 준비를 단단히 하고 한의원에 갔다. 내가 애독하는 ‘좋은생각’이라는 잡지도 가지고 갔다. 지난번 물리치료를 받던 중 고정된 자세로 기다리는 40여분이 몹시 지루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도 하고 힘들면 스르르 눈을 감기도 하는 동작을 번갈아 하다 보니 40분이 힘들지 않고 지나갔다.
간호사는 이날도 여전히 친절했다. “이천 원이십니다. 안녕하 가십시오”
- 2013. 8. 23 -
(사진은 내장산 산책길에서 만난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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