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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지역 문화답사 스케치

 

                          장성지역 문화답사 스케치

 

  ‘정읍시문화유적답사회’의 일원으로 전남 장성 지역 문화 유적 답사 길에 올랐습니다. 정읍의 이웃에 있는 지역이라 출발한 지 불과 40여 분만에 도착했습니다.

 첫번 째 답사지는 국가사적 242호인 ‘필암서원’으로, 조선시대 학자인 하서 김인후 선생을 모신 서원이었습니다. 조선 말기 서원 철폐령 속에서도 전라도에서 유일하게 훼철되지 않은 유서 깊은 곳이라 합니다. 유물전시관 안에는 국가 지정 보물인 ‘노비보’를 비롯하여 하서 선생과 관련된 많은 문서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서 선생은 조선조 도학의 대가이며, 이곳 장성인의 추앙을 받는 인물입니다. 이날도 필암서원의 청절당 댓돌 위에는 글을 읽는 사람들의 신발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다음에 찾은 곳은 이름조차 낯설은 ‘백비(白碑)’였습니다. 조선의 선비였던 박수량의 묘 앞에 세워진 백비에는 아무 것도 새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름조차 새기지 않은 백비는 청백리의 상징처럼 보였습니다. 박수량은 39년의 공직생활 동안 청빈한 삶이었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그가 죽었을 때 장례를 치를 돈조차 없어, 신하들이 임금께 청하여 장사를 지냈다 합니다. 요즘의 공직자들이 청렴을 배우기 위해 단체로 이곳을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어서 인근에 있는 ‘홍길동테마파크’에 들렀습니다.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공원은 아늑하고 넓었으며, 관련 시설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홍길동의 생가 터 발굴 당시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 및 실존성 자료를 통해 홍길동이 실존 인물임을 밝혔다고 합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영웅 홍길동이 고증을 거쳐 실존 인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홍길동전시관 안에는 관련 유물과 책자, 캐릭텨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공원 내에는 아직도 체험시설 등이 조성 과정에 있었습니다 

 ‘청백리밥상’이라 불리는 메뉴로 채식 중심의 점심을 마친 일행은 행주대첩의 비밀병기인 화차가 전시되어 있는 ‘시징관’에 들렀습니다. 변이중이 만든 이 화차를 이용하여 열 배가 넘는 왜적을 물리치고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니, 그 위력을 가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변이중의 위패를 모신 봉암서원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백양사는 내장사에서 18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백암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로 ‘조계종5대총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그만큼 크고 유명한 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찰로 들어서기 전에 눈에 익은 갈림길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30년 전 겨울에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이곳 갈림길의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산을 넘어 내장사까지 걸은 일이 떠오릅니다.

백양사에는 몇 차례 들렀었지만 이날처럼 해설사의 자상한 설명을 들으며 경내를 샅샅이 들러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먼저 돌로 만든 부조 형식의 ‘백양사고불성’을 들여다본 뒤 산책길을 따라 겨울 끝자락 풍경 속을 걸었습니다. 절 입구의 쌍계루에서 내려다본 계곡은 벌거벗은 겨울나무들과 어울리며 다가올 봄을 준비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단풍철이면 사진작가들이 자리를 다툴 만한 자리로 보였습니다.

 사찰 마당으로 들어서니 대웅전을 비롯한 건물들이 백암산의 품 안에 널찍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과연 총림이라 불릴 만큼 큰절이었습니다.건물 한쪽 구석에 천연기념물 486호인 350여 년 수령의 ‘고불매’가 보였습니다. 가지 속 어디에서인가 3월말 쯤 홍매화를 피우기 위해 워밍업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모든 것을 온전히 내려놓은 모습이지만 고고한 자태는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행은 마치 수학여행 온 학생들처럼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피며 이날의 마지막 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 2013. 2. 21 -

(여기부터는 '필암서원'입니다. ↓)

(여기부터는 '박수량 백비''입니다. ↓)

(여기부터는 '홍길동테마파크'입니다. ↓)

 

(여기부터는 '시징당'입니다. ↓)

(여기부터는 '백양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