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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는이야기

"액막이 한번 잘 했네."

    "액막이 한번 잘 했네."

 

예로부터 정초에는 닥쳐올 액을 막으려는 행위인 ‘액막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립니다.

지난 섣달그믐날,  ‘설 액막이 떡메치기’ 행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시민과 귀향객들의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 있는 마당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액막이'는 작고 소박한 의례였던 것 같습니다.

조상들이 동짓날 팥죽을 쑤어 문마다 뿌리는 일도 액막이의 기원이 담겨 있습니다.

나쁜 병을 물리치기 위해 지난 1년간 빗질할 때 빠진 머리카락을 설날 황혼녘에

문밖에서 태우는 소발(燒髮) 액막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음력 정월 열나흘 날에 연을 띄워 보내는 것도

이 액막이연이 자신의 모든 재앙을 멀리 가지고 가 줄 거라는 조상들의 믿음이 있었던 거죠.

 

어렸을 때 목격했던 액막이와 관련된 이야기 한 토막.

정월 열나흗 날 밤이나 섣달그믐날 밤이 되면, 화투판을 즐기는 몇몇 어른들이 분위기를 잡습니다.

“오늘 밤에 액매기 한번 하세.”

그건 한판 벌이자는 이야기입니다.

밤늦도록 화투판을 벌인 끝에 손해를 본 어른들이 자리를 떨고 일어서며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액매기 한번 잘했네.”

속은 씁쓸하겠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액막이’는 닥쳐올지도 모를 불운을 한 방에 날려버리자는 소박한 기원이 실려 있는 것 같습니다.

                                                                                                 - 2013. 2. 9 (섣달그믐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