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즘 이야기★/******요즘생각

현충일, 어제와 오늘

         현충일의 어제와 오늘

 

그때의 현충일 아침은 이랬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조기를 게양하려고 어제 밤부터 신경을 썼습니다.

깃봉으로부터 기폭만큼 내려졌는지 꼼꼼히 살핀 뒤에서야 내걸었습니다.

현충일이니 집집마다 조기를 내거는 건 국민으로서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어제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리면서까지 조기 게양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었으니,

아이들도 제대로 실천했을 것입니다.

외출하는 길에 아파트 베란다를 올려다보니, 거의 모든 집에 조기가 펄럭였습니다.

숙연해지는 현충일 아침이었습니다.

 

오늘 현충일 아침은 이랬습니다.

나도 외출하기 직전에야 생각이 났습니다. 조기를 내건 것은 조반을 마친 지 한참 뒤입니다.

잊은 건지 무감각한 것인지……. 어쨌든 내 탓입니다.

밖에 나와서 아파트를 올려다보니, 우리 집을 포함해서 몇 집만 태극기가 보입니다.

부끄러운 게양률, 이웃 동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나도 늑장을 부렸으니, 다른 집을 탓할 경우는 아닙니다.

애국선열, 현충일, 태극기…….

이들에 대해 무심해진 요즘의 세태를 들여다보며, 씁쓸해지는 현충일 아침입니다.

                                                                                                              - 2012. 6.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