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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는이야기

송년의 마침표

 송년의 마침표, 작은 일이라고 하찮은 것만은 아닙니다.

 

한 해의 끝자락이 바로 눈앞입니다. 마지막 구겨진 달력 한 장이 가는 해를 붙들고 있지만 어쩐지 힘겨워 보입니다.

연말의 보도매체들이 내놓은 뉴스의 결산에 의하면 올해도 역시 어려운 일들이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느 한 해 다사다난이란 수식어가 붙지 않은 때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사람 사는 일상 속의 작은 일들은 그 뒷면에 묻혀버리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연말이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에 관한 일들을 되돌아보며 이를 평가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지난 일 년을 반추하다보면, 만족스럽다기보다는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계획이란 어느 정도 높고 크게 세워야 개선과 발전을 기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의 짐을 지고, 차근차근 해야 될 일도 단박에 해치우려 한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생활 속의 과적과 과속, 이는 실용과학에서 말하는 과부하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큰 것, 많은 것, 높은 것 등을 지향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거기에 남보다 앞서 이루려는 조급함까지 더해진다면, 작은 일들은 저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큰일에만 지나치게 매몰되어 작은 일들을 무시해버린다면 송년의 결산은 늘 허탈과 아쉬움으로 남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각박한 현실을 핑계로 ‘작지만 소중한 것’에 대한 사랑을 외면해온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 삶의 하루하루는 작은 일들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저변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작지만 소중한 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일들 안에는 사람의 향기가 묻은 작은 기쁨의 조각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들은 차근차근 쌓이게 되면 언젠가는 행복이라는 큰 이름으로 나타나게 될 아주 귀한 것들입니다.

이렇듯 작지만 소중한 일들을 하나하나 챙기다보면,

지나간 한 해는 결코 아쉬운 일만 있었었던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작은 일이라고 결코 하찮은 게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면 송년이 보다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리작가 코난 도일은, ‘가장 좋은 것은 조금씩 찾아오며, 작은 구멍으로도 햇빛을 볼 수 있다.’ 라 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일수록 더없이 소중한 일이다.’ 라는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합니다.

올 연말에는 이루지 못한 큰일을 끌어안고 아쉬움에 마침표를 찍기보다는,

작지만 소중한 성취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지긋이 미소지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 2011. 12. 23 -

(소실점을 향해 걷는 모습이 도란도란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