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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꿈을 향한 길목에서 졸업이라는 쉼표를 찍으며


큰 꿈을 향한 길목에서 졸업이라는 쉼표를 찍으며
<문경근 칼럼>졸업생에게 주는 글
2011 년 02 월 18 일 금11:01:09 문경근주필
며칠 전 시내의 한 초등학교 졸업식에 운영위원장의 자격으로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사회의 급격한 발전은 학교의 모습이나 교육의 상황들을 크게 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졸업식 풍경의 변화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 문경근주필
이날 졸업생들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가슴 속 한켠에 희미하게 남아있던 반세기 전 나의 졸업식의 추억을 잠시 꺼내보았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졸업식 내내 고개를 떨구거나 눈물을 훔치며 서러움에 복받쳤습니다.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친구들이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으니, 이는 모두 가난이 가져다준 어두운 그늘이었습니다. 진학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그것이 서러워 울었고, 다른 친구들은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난 그 무렵에 점방 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과자나 빵부스러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가당찮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소박했지만 절박한 꿈이었습니다. 내 또래는 대부분 그렇듯, 눈앞의 가난이라는 현실이 원천적으로 큰 꿈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전 졸업식의 주제가 석별과 슬픔이었다면, 오늘의 주제는 축하와 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산물이며, 졸업생들의 크고 다양한 꿈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다음의 글은 축사라는 이름으로 졸업생들에게 덕담하듯 건넨 이야기입니다.


100년의 역사를 쌓아온 정읍동초등학교 제98회 졸업식의 주인공으로서, 영광의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졸업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믿음직스러우며, 이들을 지긋이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의 얼굴에도 사랑과 믿음이 넘칩니다. 하나라도 더 주려고 애쓰셨던 선생님께서도 어느 때보다 흐뭇한 표정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졸업은 모두가 기뻐하고 축하 받아 마땅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의 마당에 들어선 졸업생들은, 이 순간 쉼표를 하나 찍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졸업은 큰 꿈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뜻 깊은 졸업식에 즈음하여,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으로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합니다.

첫째, 꿈은 크게 갖되, 작은 일도 소중히 여기십시오.

많은 사람들은 꿈을 이루면 성공에 이른 것이고, 성공에 이르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공하고도 만족하지 못하며, 꿈을 이루고도 불행한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큰 것만을 뒤쫓으며 작은 일들을 하찮! 게 여기�暮릿� 잃은 것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삶 속에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깨달은 것입니다.

꿈은 어느 날 갑자기 커다란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작은 기쁨의 조각들이 쌓여 큰 행복이 되듯, 꿈도 그렇게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꿈을 향한 여러분들의 발걸음도, 작은 것까지도 소중히 여기며 뚜벅뚜벅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둘째, 꿈을 가꾸는 과정에서 마음까지 채우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우리 주변에는 남이 부러워할 만한 꿈을 이루고도 허전해 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오직 성공만을 위해 내달리다보니, 사람됨이라는 마음까지는 채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노릇 제대로 할 수 있는 올바른 인성으로 마음 무장을 단단히 해두어야 그 꿈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을 이기는 방법의 공부’보다 ‘행복해지는 방법의 공부’가 참다운 공부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서 성공한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셋째, 꿈의 너머에 있는 진정한 꿈까지 이루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꿈을 이루고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꿈 너머에 있는 꿈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성공’은 세상이 나에게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세상에 되돌려주는 것이라 합니다. 내가 이룬 꿈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진정한 꿈까지 만나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가까운 길은 혼자 갈 수 있으나, 먼 길은 함께 가야 수월하다 했습니다. 꿈은 그렇게 이루어지고, 다른 사람들 안에서 꽃을 피워야 비로소 진정한 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여러분은 어른들로부터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졸업생 여러분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말 대신에 '무엇이 되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야무진 쉼표와 새로운 시작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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