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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나들이보고서

도림사에서 화엄사까지

 2010년 7월 10일, 문화유적 탑방 동아리인 '샘문화' 일행과 곡성이 있는 동학산 도림사와 구례 화엄사를 찾았습니다.

 이날 오후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오보이기를 은근히 기대하며 길을 나섰습니다. 

그러나 돌아올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고, 구름만 잔뜩 끼어 나들이하기엔 오히려 좋은 날씨였습니다.    

 

▣ 동악산 도림사에서 도인들의 자취를 만나다. ▣

동악산에 오르는 길목에 도림사라는 절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절은 백제 말기에 원효대사가 화엄사로부터 옮겨와 처음 지어졌으며,

서산대사를 비롯한 도인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도인숲을 이루었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사찰 안팎에서 도인들의 기운이 감도는 듯한데......

도림사에서 길상암까지 2킬로미터에 이르는 '청류동계곡'의 첫들머리에는

수백 명이 족히 앉을 수 있는 널찍한 암반이 연이어 깔려 있습니다. 

몇 걸음 더 오르니, 넓다란 암반 위에 시인묵객들이 남긴 흔적들이 선명합니다.

아마 옛날에는 이곳에서 도인들이 시를 읊고 세상을 논했을 테지만,

오늘은 보통 사람들이 지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숨을 돌리는 한가한 쉼터가 아닐런지..

 

 

 

 

 크고 작은 바위와 돌들 사이를 요리조리 구불구불 오르다보니, 두꺼비 한 마리가 말동말동 쳐다봅니다.

넘 서둘지말고 쉬어가라는 듯......

두꺼비는 이 청량한 계곡을 닮아서인지 깨끗하고 건강해 보입니다.  

작은 나무 한 그루는 어쩌다 이 단단한 바위에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개 되었는지, 

경이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한참 오르다보니, 온통 나무로 뒤덮여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빈터에 '길상암'이라 쓰인 작은 표석이 나타납니다.

길상암이 있던 자리에는 무너져내린 축대와 몇 그루의 나무만이 남아, 이곳이 암자 터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지리산 화엄사에 들러 ▣

화엄사는 한국 5대 사찰답게 장엄하고 고색창연했습니다.

주어진 한 시간 동안에 이 넓은 경내를 둘러본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화엄사에는 그 규모만큼이나 많은 문화재가 있어, 지리산의 보물창고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1500여년의 역사를 들추지 않더라도, 사사자삼층석탑을 비롯한 국보 4종, 보물 8종, 천연기념물 2종,

지방유형문화재 2종 등 그 면면만 보아도 화엄사의 무게를 짐작케 합니다. 

이렇듯 우수한 문화재를 빚어낸 조상들의 혼과 재주에 새삼 찬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화려한 단청은 단청대로, 단청이 없는 고색창연한 건물은 또 그런대로....

돌은 돌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산은 산대로.....한결같이 아름답고 잘 어울립니다.

화엄사 일대는 거대한 예술이고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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