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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나들이보고서

노고단에 오르다.


               노고단에 오르다.



2016년 8월 30일

출발하기 한 시간 전에 드라이브나 하자는 친구의 꼬드김에 이웃 마실가듯 나섰다. 나온 김에 지리산 노고단을 가잔다.
느닷없는 제의에 선뜻 동의하고 말았다. 사실은 진즉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머뭇거리지 않았다.

하지만 갑자기 나선 일이라 복장은 허술하고 마실물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조금은 무모한 등산 길이었다.
집을 나선지 4시간 반 만에 해발1,509미터의 노고단 정상에 섰다.

노고단, 예사로운 봉우리가 아니다. 지리산 3주봉중 하나가 아닌가.

명성만큼 호락호락한  등산길이 아니었다. (1,090미터 고지에 있는 성삼재까지는 차로 갔지만....)

하지만 4년 전, 남자의 숙제라 여기며 올랐던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비하면 수월했다.
가벼이 여긴 나그네에게 노고단이 화를 낸 걸까. 때맞춰 짙은 운무에 세찬 바람까지 불어 몸이 휘청거렸다
낮은 기온에 입은 둔해지고 손가락까지 곱았다. 인증 사진 한 컷 제대로 찍지 못할 정도로 악천후였다.
그러나 운무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지리산 자락을 바라보며 등정의 기쁨을 만끽했다.

나야 그닐 새로운 도전에 만족했지만, 기꺼이 운전을 해준 친구는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미안하고 감사한 일이다.
노고단 등반, 시작은 시원찮았으나 끝은 장대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