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설봉공원의 봄빛 스케치
2015년 4월 11일 토요일, ‘샘문화 팀’이 문화답사에 나서는 날. 화창한 날씨, 따사로운 봄볕, 초목의 봄빛 등 모든 것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날입니다. 봄의 한 가운데에서 만난 샘님들은 들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른 아침 정읍천변에 도열한 벚꽃의 환송을 받으며 길을 나섰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도 잊을 만하면 멀리 또는 가까이에서 벚꽃이 나타났습니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벚나무들은 마치 팝콘을 넘치도록 담은 광주리를 수없이 머리에 이고 있는 듯합니다. 고소한 냄새가 차 안까지 번져오는 느낌입니다.
목적지인 이천 설봉공원에 도착하니, 눈부신 벚꽃이 절정을 이룬 채 일행을 맞았습니다. 공원 일대는 온통 벚꽃에 묻혀 있습니다. 차에서 내린 샘님들은 무거운 일상을 벗어버린 채 탄성을 연발했습니다.
그 동안 뜸을 들이다가 샘님들의 나들이 길에 맞춰 한꺼번에 꽃을 피운 게 아닐까요. 유쾌한 착각일망정말 기분은 좋습니다. 설봉공원 일대는 10여 일 뒤에 열릴 ‘이천도자기축제’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벚꽃은 이미 축제 기분을 내고 있습니다.
점심을 마친 일행은 설봉호를 한 바퀴 돌며 호수의 정취에 젖었습니다. 호수 속에 드리워진 공원의 풍광을 들여다보며 심신에 청량한 기운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공원의 산책로로 들어서니 야외 조각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런저런 모습의 조각품들은 길손에게 뭔가를 말해주고 있는 듯 했습니다. 간간이 유명 시인의 아름다운 시가 커다란 돌 위에 얹혀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면서 싸드락 싸드락 걷는 재미가 여간 아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축제가 시작되는 열흘 후면 이천 도자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살다보니 벚꽃으로 시작하여, 종일 벚꽃 속을 걷다가, 벚꽃으로 마친 날도 있습니다. 봄빛과 벚꽃의 잔상이 아직도 머릿속에 화사한 꿈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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