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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지역 문화답사를 다녀와서

 

                               고성 지역 문화답사를 다녀와서

 

  ◇ 때 : 2015.3.14(토)

   ◇ 답사지 : 경남 고성 지역

   ◇ 동행 : ‘샘문화’ 팀

 

  엊그제 이틀 동안, 추위의 끝자락은 제법 매서웠다. 그렇지만 마지막 여운이라 생각하며 웃으며 보내줄 수 있었다. 그 자리에는 어김없이 봄이 문턱을 넘어왔다. 그동안 내공을 탄탄히 쌓았을 터지만 봄의 걸음걸이는 겸손하고 조심스럽기만 하다. 봄을 조금이나마 이른 때에 만나려면 한발이라도 남녘으로 향하는 게 상책이다. 그런 생각을 핑계 삼아 ‘샘문화’ 팀을 따라 경남 고성 지역을 찾았다. 바람 끝은 무디어졌고 초목에서는 물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햇볕까지 따사로워 심신이 한결 가뿐하다.

  이날의 경로 중 첫 번째 찾은 곳은 고성군 맥전포항이다. 작은 포구인데다 아직 때가 아니어서인지 드나드는 고깃배는 볼 수 없었다. 음악분수대는 아직도 덮개를 쓴 채 겨울잠 중이지만, 포구의 바다는 맑고 잔잔하여 호수 같은 정경이었다. 부둣가를 따라 도란도란 걸으니 봄빛이 따라다니면서 얼굴을 간질인다.

  포구에서 바다 기운으로 숨을 고른 일행은, 돌담길이 예사롭지 않은 학동 마을에 들어섰다. 한순간에 정겨움 속으로 빠져든다. 시위적시위적 걸으며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니 세상일이 멀리 달아난다.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은 이런 맛으로 찾는 것이리라.

돌담길을 감돌아 가니 전주최씨 고택이 대문을 연 채 반긴다. 고택과 자연석으로 쌓은 돌담이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울린다. 어르신 한 분이 ‘그 누구시요.’ 하며 안방 문을 열며 반길 듯하다.

  마을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학동갤러리’가 일품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 갤러리라니 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정원의 갖가지 식물과 조형물들이 잘 어울린다. 매화는 이미 꽃망울을 터뜨렸고, 새싹들이 땅을 비집고 머리를 내민다. 정원의 흙을 뒤적이는 주인은 봄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듯, 나그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작고 아담한 솔섬의 품 안으로 들어갔다. 둘레길을 잘 꾸며놓아 천천히 걸으면서 바다와 섬을 번갈아 볼 수 있다. 경치도 일품이지만, 도란도란 걷는 재미를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바위에 올라서서 청량한 바다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는 이. 굴 껍질을 깨뜨려 하얀 속살에 입맛을 다시는 이. 이 모습을 사진에 담는 이……. 이런저런 모습들은 하나같이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모두가 좋은 이들과 동행하는 멋이며 거짓 없는 자연이 주는 시혜려니 싶다.

  마지막으로 들른 상족암이 이날 답사의 하이라이트라지만, 가는 곳마다 모두 특별하여 우열을 가르기는 쉽지 않다. 상족암 가는 길은 산책길을 따라 기기묘묘한 바위와 시원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간간이 남아 있는 공룡 발자국이 아득한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상족암에 이르니 마치 시루떡을 켜켜이 쌓아놓은 듯한 바위들이 절경이다. 세월을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흔적들 앞에 서니, 자연의 경이로움에 숙연해질 따름이다.

 고성 문화답사 길에 이른 봄기운을 흠뻑 적셔왔으니, 이제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할 일만 남은 것 같다.

(↓ 여기부터는 '맥천포항'입니다.)

(↓ 여기부터는 '돌담마을 학동'입니다.)

(↓ 여기부터는 '솔섬'입니다.)

(↓ 여기부터는 '상족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