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즘 이야기★/*나들이보고서

무등산, 담양 지역 문화답사

 

무등산,  담양 지역 문화답사

 

 ▣ 답사일 : 2014.11.8 (토)

 ▣ 답사지 : 무등산/충민사. 충장사, 담양/소쇄원, 송강정, 죽록원

 ▣ 함께 한 이 : 샘문화답사 팀

 

 깊어가는 가을, 산천은 계절의 끝자락 만추의 풍경이다. 이맘때의 나들이는 들뜸보다 사색이 제격이다. 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절로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라는 말이다. 특히 나이 든 이의 인생을 계절로 말하면 가을이 아닌가. 가을엔 자신을 돌아보기 딱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나를 포함한 ‘샘님들’의 발걸음은 여유롭고 차분했다. 며칠 동안 지근거리에 있는 내장산의 단풍에 젖다보니 물리기도 하고, 심신이 조금은 들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 답사는 나를 가을 남자로 돌아가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무등산 자락에 자리잡은 충민사(忠愍祠)와 충장사(忠壯祠)는 늦가을 기운이 완연했다. 사우(祠宇)의 뜨락에는 발길이 뜸했지만, 나무들은 어김없이 단풍 옷으로 갈아입었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전상의 장군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충민사에는 가을이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임진왜란 때 왜군과 맞섰던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모신 묘역과 사당에도 충절의 기운이 가득했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님들 앞에서 숙연해지면서, 요즘 느긋해진 애국심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담양 소쇄원에서도 가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비의 기상과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소쇄원은 골짜기, 대나무, 정자가 잘 어울리는 자연 정원이었다. 가을 대나무는 다른 계절보다 오히여 곧고 청정했다.

 대나무 숲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단풍잎이 일품이었다. 여기도 가을이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고색이 완연한 정자가 멋스러웠다. 마루에 앉아 시 한 수쯤 읊어봄직도 하지만, 재주가 미치지 못해 한스럽도다.

 ▣…담양 송강정(松江亭) 일대의 풍경은 송강(松江) 정철이 사미인곡을 지었다고 전해지는 정자이다. 정자의 옆면은 죽록정(竹錄亭)이라는 현판이 걸려있었다. 두 개의 이름이 있는 정자라는 게 특이했다. 주변에는 노송들이 청정했다. 송강이 가사(歌辭)를 짓는데 한몫 거들었음직한 풍광이었다. 샘님들의 차림이나 몸짓이 아니었더라면, 짙푸른 나무 숲속에서 가을을 잠시 잊을 뻔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죽록원 체험마을은 KBS 1박2일 촬영장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대나무 숲 사이의 넓은 공간에는 갖가지 체험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1박2일 촬영 당시 출연자가 빠진 연못이 명소가 되었단다. 명소는 스토리가 가미되어야 만들어지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가을 서정을 만끽했다. 잠시 체험 가옥에 들러 죽로차(竹露茶)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다. 절로 차분해지는 건 죽로차 덕분이 아닌가 싶었다. 첫 잔은 격식에 맞춰 품위 있게 마셨다. 차가 몸에 좋다는 집 주인의 말에 연거푸 다섯 잔을 마셨더니 배가 불렀다. 차는 음미하는데 묘미가 있을 터인데, 나는 아직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한 사람인가 보다.

 어쨌든 이날 답사는 늦가을의 서정을 즐기며 나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4.11.8.)

(↓ 여기부터는 충민사입니다.)

(↓ 여기부터는 충장사입니다.)

(↓ 여기부터는 소쇄원입니다.)

(↓ 여기부터는 송강정입니다.)

(↓ 여기부터는 죽록원체험마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