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지역 문화답사 보고서
- 2013. 11. 21 -
정읍시문화유적답사회 133차 답사는 전남 영암 지역에서 실시되었다. 한 달도 거르지 않았다 하니 시작한 지 11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다. 대단한 연륜이다. 출발할 때는 쌀쌀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풀리고 바람도 없어 답사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영암군은 인구 6만으로 정읍의 절반 정도다. 해설사에 의하면 농촌 군 지역에서 인구가 줄지 않는 유일한 지역이란다. 이날 답사지는 왕인박사 유적지를 비롯하여 왕인국화전시회, 영암미술관, 도갑사, 농업박물관 등이었다.
▣……왕인박사 유적지
이곳은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천혜의 요지였다. 풍수지리에 무지한 사람이 보아도 성현이 나올만한 곳 같았다. 왕인박사의 탄생지인 성기동을 비롯하여 그가 물을 마셨다고 전해지는 성천 등 왕인박사의 흔적을 더듬어보았다.
왕인박사는 백제 때에 이곳에서 태어나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동구림리 성기동에서 탄생했다. 유학과 문장에 밝은 왕인박사는 일본 응신천왕의 초청을 받아 일본으로 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왕인은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도공, 야공, 와공등 많은 기술자들과 함께 도일하여 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쳐 학문과 인륜의 기초를 세웠으며, 일본가요를 창시하고 기술 공예를 전수하여 일본인들이 큰 자랑으로 여기는 아스카(飛鳥)문화의 원조가 되었다. 일본의 정치 경제와 문화 예술의 공헌자라 할 수 있다. 일본 역사에도 왕인의 이름이 나타났다고 한다. 요즘 일본에서는 역사 왜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왕인박사의 시혜를 입은 처지에 근본을 모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왕인국화축제
축제의 공식적인 기간은 끝났으나, 꽃들은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화려한 색깔과 그윽한 향기는 아작 가시지 않았다. 왕인유적지의 너른 마당에는 형형색색의 국화가 그득했다.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국화축제로 아이디어가 다양했다. 국화축제장은 왕인 유적지와 월출산과 어울려 가을의 끝자락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영암군립 ‘河미술관’
河미술관은 재일교포인 동강 하정웅 선생이 평생 수집한 미술작품 2,700점을 기증하게 된 것을 계기로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에 조성된 미술관이다. 전시실에는 우리나라와 외국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의 미술 사랑과 여러 수많은 화가와의 인연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작은 지역에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문화 예술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도갑사
국립공원 월출산이 병풍처럼 펼쳐있는 곳에 자리잡은 도갑사의 입구에는 수령 450년의 팽나무가 이 절이 유서 깊은 사찰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절에 들어서니 국보 50호인 해탈문이 일행을 맞았다. 속세를 벗어나 불교의 시계로 들어가는 문이라 한다. 안내판을 보니, 주심포식과 다포식이 혼합된 건축 양식은 우리나라에서 유래가 드물다는 것이다. 국보로 지정된 이유 같은데 용어가 너무 난해하여 갸우뚱해진다. 너른 마당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대웅보전은 화려하여 단조로운 해탈문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도립농업박물관
농업박물관은 넓은 부지에 다양한 시설과 전시물,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학습자료가 될 성싶다. 전시물 대부분은 내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것들이었다. 나로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추억 여행을 즐기는 기분이다. 일행 중 나이 든 분들은 직접 사용했던 물건들이 많아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았던 시절을 떠올릴 것 같았다. 해설가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이 겸연쩍은지 길만 열심히 안내했다. 박물관 안팎에 전시되어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은 해설가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우리 회원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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