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만난 '순수'
우리 아파트와 담장 사이에 좁은 대밭이 있습니다.
통로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입니다.
그런데 대나무와 잡초 사이로 멀쑥하게 핀 꽃 몇 송이가 보입니다.
척박한 도심에서 만난 순수한 생명이 눈을 통해 가슴 속까지 들어옵니다.
길쭉한 연둣빛 꽃대 위에 얹혀있는 꽃에는 이제 막 세수를 마친 듯, 작은 물방울이 그대로 맺혀 있습니다.
티끌 하나 없는 최상급 청정 상태입니다.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서도, 자동차의 소음 속에서도 끄떡없이 고고한 자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참 부럽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잎이 보이지 않습니다.
꽃과 잎이 따로 핀다는, 그래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꽃, 혹시 상사화 아닌가요?
인터넷을 뒤적여보니 상사화는 맞네요. 자세한 이름은, 글쎄…….
어쨌든 오늘 작지만 아름다운 동반자를 만났으니, 운 좋은 날입니다.
- 2011. 8. 15 -
'★요즘 이야기★ > ***사진속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사화는 지금 전설을 준비 중~ (0) | 2011.08.31 |
---|---|
배롱나무의 화려한 여름잔치는 아직도 진행 중 (0) | 2011.08.19 |
앗싸! 외손녀의 위문공연 (0) | 2011.08.12 |
발끝을 따라다니는 산야초 '멸가치' (0) | 2011.08.07 |
한 몸에 두 얼글 (0) | 2011.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