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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진속생각

도심 속에서 만난 '순수'

                   도심 속에서 만난 '순수'

 

우리 아파트와 담장 사이에 좁은 대밭이 있습니다.

통로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입니다.

그런데 대나무와 잡초 사이로 멀쑥하게 핀 꽃 몇 송이가 보입니다.

척박한 도심에서 만난 순수한 생명이 눈을 통해 가슴 속까지 들어옵니다.

 

길쭉한 연둣빛 꽃대 위에 얹혀있는 꽃에는 이제 막 세수를 마친 듯, 작은 물방울이 그대로 맺혀 있습니다.

티끌 하나 없는 최상급 청정 상태입니다.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서도, 자동차의 소음 속에서도 끄떡없이 고고한 자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참 부럽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잎이 보이지 않습니다.

꽃과 잎이 따로 핀다는, 그래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꽃, 혹시 상사화 아닌가요?

인터넷을 뒤적여보니 상사화는 맞네요. 자세한 이름은, 글쎄…….

어쨌든 오늘 작지만 아름다운 동반자를 만났으니, 운 좋은 날입니다.

                                                                                - 2011. 8.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