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담양 '소쇄원'을 찾다.
소쇄원 가는 길에 '십일 남매 포도원'이라 쓰인 간판에 눈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포도원'보다 '십일 남매'라는 단어에 눈길이 멈추었습니다.
'십일 남매를 길러오기까지 그 부모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소쇄원을 둘러보는 동안 그 부모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아마 오늘이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더 그러한가 봅니다.
동행했던 두 딸 내외와 아들 그리고 아내를 번갈아 보며 아내가 감당했을 무거웠을 짐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소쇄원(瀟灑園)' ~
이름도 생소하지만 생전 처음 대하는 한자말이라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맑고 깨끗하다는 뜻에 선비의 기상과 사람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는 해설을 접하고 나서야 속 깊은 의미를 알았습니다.
공원은 온통 연두빛 신록과 그에 젖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입구에서 엿을 팔고 있던 할머니가 쪼리고 앉아 도시락을 드시고 있었습니다.
외롭고 지쳐 보이는 그 할머니에게도 오늘은 어버이날일텐데.....
담양을 떠난 나는 신록으로 단장한 무등산을 감돌아 광주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갖은 채소와 고추장을 넣어 비빈 보리밥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가난의 상징이었던 보리밥이 이젠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니, '보리밥에도 볕들 날 있다.(?)' 라는 말이 나올 법....
자식들과 더불어 신록에 마음을 적시고 보리밥으로 배를 채우니 오늘 하루 부러울 게 없습니다.
- 2011. 5.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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