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제자리서기, 나에게 길을 물으면…
"「교육」은 가장 확실한 희망의 키워드"
요즘 들어 교육에 대하여 말고 많고 탈도 많습니다.
이는 교육의 총체적 혼돈 속에서도 관심과 기대가 여전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고 국가 위상이 높아지게 된 원천 중의 하나가
교육의 힘이라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그럴싸한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잘 길러진 인적 자원으로 버텨야 한다는 현실적 공감도 이미 이루어져 있습니다.
21세기 들어 지식정보의 폭발적인 증가와 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교육 수요자의 요구 또한 다양해져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교육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할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는 탄식도 거침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거는 희망의 키워드 중
가장 앞자리는 여전히 교육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오히려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자녀 교육에 정열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이 여전히 희망의 약속이라는 확실한 전제 아래,
42년 동안 초등교육 현장에 몸 담아온 사람의 눈으로 교육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교육 현실,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사회에 만연된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와 행동 경향입니다.
가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는 바로 자기중심적 사고입니다.
공동체 의식보다 자신의 입장과 손익을 따져 행동하며,
이를 간과하면 오히려 현실을 모른다는 탓을 듣기도 합니다.
물론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복잡한 사회 현상 속에서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게 지나치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근본적인 명제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예외 없이 학교에도 투영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육 관련자 간의 갈등 문제도 대부분은
자기중심적 사고와 행동에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아이들에게 속성(速成)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 있으며, 성장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정과 단계를 무시한 조급한 성과,
즉 속성을 기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속성(速成)에 대한 기대는 기본을 건너뛰며
단계를 무시해만 이룰 수 있는 속성(屬性)이 있습니다.
물론 피교육자의 영재성의 정도에 따라 속성을 수용할 수 있는 아이가 있겠지만,
이 경우도 기본적인 과정과 단계는 유지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속성(速成)으로 이루어진 결과는
부실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 쉽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셋째, 바른 인성 다지기에 소홀하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위에서 말한 이기심과 속성에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기심 앞세우기는 바른 인성 다지기의 덫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속성을 추구하다보면 사람 노릇 공부에 대한 것을 어느 정도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른 인성이 바탕에 있지 않다면,
많은 지식도, 고도의 기술도, 폭넓은 교양도 자신만의 것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바른 인성이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면,
그 동안 쌓은 일이 자신을 넘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될 것입니다.
학교 교육에서 인성 교육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 교육의 제자리서기, 길은 있습니다.
위와 같은 교육의 문제점들에 대해 나에게 길을 묻는다면,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아 대답하려 합니다.
오늘날의 교육은 학교를 비롯하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정책당국 등이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나의 대답도 모든 교육공동체를 향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아이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잠재력과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아이들을 성장 과정에 있는 미성숙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부모가 바라는 대로 행하지 못한다 해서
실망하거나 질책하는 것은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탓입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프로그램에 의해 아이를 관리하는 것도
부모의 입장과 기대로 아이를 보는 것일 것입니다.
먼저 아이들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성장은 발달 단계가 있고,
교육은 그에 따라 차분하게 기다리며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금은 좀 터덕거리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때로는 먼 훗날 아이가 사람 노릇 제대로 하며 서 있는 모습을 그려보면
길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둘째, 아이들의 작은 일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작은 칭찬에도 힘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나무, 큰 건물, 큰 성과에 대해서만 큰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만,
큰 것도 알고 보면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하면 큰 것을 이루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이룬다 해도 불안한 성과가 되기 쉬울 것입니다.
아이들은 더 그렇습니다.
하찮은 도토리 하나에도 애착을 갖고 소중해 다루는 게 아이들입니다.
그게 아이들의 본성이고 자연스런 행동입니다.
어른들에게는 하찮게 보이는 성취도 아이들 나름대로는 큰 것이며,
거기에 희열을 느끼는 게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작은 성과도 소중히 여기며 가치를 부여해주면,
그것이 에너지가 되어 큰 것으로 자라는 것입니다.
셋째, 교육의 본질과 기본을 중히 여겨야 합니다.
흔들릴 때 기본을 통해 출구를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육도 기본을 통해서 제자리서기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본질을 외면하고 기본을 경시하면서 교육의 방책을 논한다는 것은,
마치 마음은 놓아두고 손발만 움직이려 하는 것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교육의 본질은 보는 관점에 따라 표현이 다르겠으나,
인간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길러
바람직한 인간이 되도록 도와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교육에서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기초기본 교육과 바른 인성 함양은
흔들릴 수 없는 기본 명제이어야 합니다.
창의성 교육도 수월성 교육도 이러한 기본 명제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즉,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한 가장 믿음직스런 동력을 원한다면,
그것은 '탄탄한 기본 다지기'로부터 찾아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교육은 우리 모두를 위해 가장 확실한 희망의 키워드이며,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입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을 위해,
사사부부자자(師師父父子子)!
선생님은 선생님답게 가르치고,
부모는 부모답게 뒷바라지하고,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기를 기대하면서…….
≡ 2009년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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