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55년전, 발령장을 들고
오지학교에 첫걸음하던 날,
교무실에 나타난 만물상 아저씨가
책상 위에 온갖 물건들을 펼쳐놓았다.
아저씨의 달콤한 유혹에 홀딱 넘어가
한 가지를 추켜들었으니,
사진속의 전지가위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등단 날 있었던 일을 증거하는 유일한 기념품(?)이다.
전지가위를 만지고 있으면
교단 첫날 버벅대던 일이 절로 떠오르곤 한다.
이젠 전지가위도 녹슬고 무디어졌으며,
나 또한 세월에 순응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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