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시절의 학예회를 떠올리면, 콩닥콩닥 가슴이 두근거렸던 일이 생각납니다.
학급합창(아마 제창이었을 듯)의 일원으로 어느 구석엔가 보일락말락 끼어서 노래를 불렀던 그날,
수줍움이 많았던 나는 그 높은 무대에서 어찌나 떨었는지, 사람들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었습니다.
교실 칸막이를 터 임시강당을 만들었고, 무대라야 교탁을 두어 층 쌓았을 뿐인데……. 왜 그리도 높게만 느꼈던지.
오전에 시내 초등학교의 축제(요즘은 명칭도 화려했음)에 다녀왔습니다.
학교운영위원장 자격으로 축사도 하고, 끝날 때까지 지켜봤습니다. 그 옛날 어린 시절의 학예회를 반추하면서…….
요즘 축제는 내가 가슴 두근거리며 떨었던 그때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무대는 화려하고 아이들은 움츠림 없이 밝고 활발했습니다. 관람객들도 웃음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무대 가까이 다가가 공연 중인 자녀의 모습을 카메라나 캠코더에 담는 것도 새로운 풍경입니다.
그러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초등학교 행사의 진수는 여전히 학예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설렘과 기대로 다르지 즐겁고, 어른들은 아이들 따라 동심으로 들어가는 것도 예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 2010. 11.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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