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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사진속생각

접시꽃, 고층 건물을 압도하다.

 

    접시꽃, 고층 건물을 압도하다.

 

아파트 모퉁이에 ‘접시꽃 당신’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콘크리트 벽면을 등진 채  우뚝 서 있는 접시꽃 몇 그루가 자기만의 아름다움으로 오히려 고층 건물을 압도합니다.

희고 빨간 접시꽃과 녹음의 어울림이 참으로 절묘합니다.

손바닥을 인심 좋게 펼친 꽃잎 가운데에 노란 촛불 하나 밝히고 활짝 웃는 모습이 눈길을 붙잡는데…….

비어 있는 꽃잎 위를 채우는 것은 보는 이의 몫인 듯합니다.          - 2013.6.11. 아파트 샛길에서 -

 

 

                  접시꽃의 전설

 

                                                            (출처:오병훈의 사람보다 아름다운 꽃이야기)

 아득한 옛날 사람들과 신이 함께 사는 어느 마을에 외롭게 사는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았지만 꽃 가꾸는 것을 좋아하여 꽃들이 그의 자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집은 온통 꽃으로 가득했습니다. 장독에는 봉숭아 맨드라미 ,뒤뜰에는 원추리, 추녀에는 새끼줄을 매어나팔꽃, 마루댓돌 아래에는 채송화, 지붕에는 박 넝쿨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키가 큰 접시꽃은 대문밖에 심어 문지기를 삼았습니다.

 

 할아버지의 정성어린 손길로 꽃들은 저마다 향기로운 꽃을 피워 감사하는 마음을 표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이 온 나라에 꽃들에게 이같이 포고를 했습니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꽃들아! 궁궐의 정원으로 모여라 가장아름다운 꽃을 선별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 것이다.” 왕은 방방곡곡 방을 붙였습니다. 할아버지의 꽃밭에 있는 꽃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 할아버지가 외출하고 없는 때라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 하였습니다. 해바라기는 키 큰 것을 자랑하였고, 장미는 화려한 색깔과 향기를 난쟁이 채송화는 자기가 키가 작아 댓돌 밑에 심은 것을 불평하였습니다. 할아버지의 모든 꽃들은 왕실정원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개나리가 진달래에게 우리도 왕실꽃밭으로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진달래는 할아버지가 오시거든 말씀드리고 가잡니다. 개나리는 진달래에게 그럼 너무 늦어서 마감시간에 맞출 수가 없다면서 재촉을 합니다.

 

 집안의 꽃들이 다 떠난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왔습니다. 마치 전쟁의 폐허 같은 집안을 할아버지는 한바퀴 돌아서 대문으로 왔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접시꽃 옆으로 갔습니다. "접시꽃아! 너는 왜 떠나지 않았니? 호화로운 궁전의 정원에서 임금님의 사랑을 받으며 지내는 것이 더 좋지 않니? "

 할아버지 물음에 접시꽃이 대답을 합니다. "너무 슬퍼마세요, 제가 할아버지 곁에 영원히 있을 깨요. 언젠 가는 언젠가는 친구들도 돌아올 것 이예요." “그래, 고맙구나! 앞으로도 대문 앞에서 늘 웃음을 잃지 말아다오.”

 그때부터 접시꽃은 할아버지의 대문을 지키며 친구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왕실 정원으로 갔던 꽃들은 시골뜨기라는 이유로 모두 쫓겨나 다시 할아버지에게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할아버지 정원은 전과 똑같이 꽃들이 어우러져 꿈의 동산을 이루었습니다. 접시꽃은 아직도 시골집 대문 밖에서 화사한 꽃을 피우며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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