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시내의 한 초등학교 졸업식에 운영위원장의 자격으로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나 그렇듯, 사회의 급격한 발전은 학교의 모습이나 교육의 상황들을 크게 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졸업식 풍경의 변화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날 졸업생들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가슴 속 한켠에 희미하게 남아있던 반세기 전 나의 졸업식 추억을 잠시 꺼내보았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졸업식 내내 고개를 떨구거나 눈물을 훔치며 서러움에 복받쳤습니다.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친구들이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으니, 이는 모두 가난이 가져다준 어두운 그늘이었습니다.
진학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그것이 서러워 울었고, 다른 친구들은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난 그 무렵에 점방 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과자나 빵부스러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가당찮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소박했지만 절박한 꿈이었습니다. 내 또래가 대부분 그렇듯,
눈앞의 가난이라는 현실이 원천적으로 큰 꿈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전 졸업식의 주제가 석별과 슬픔이었다면, 오늘의 주제는 축하와 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산물이며, 졸업생들의 크고 다양한 꿈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2011. 2. 15 -
(졸업식에서 손을 꼭 잡고 있는 사제간의 모습에선 애틋한 석별의 정이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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