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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의 달빛, 그 특별한 감흥(感興) |
<문경근칼럼>아이들의 보름날밤 잔치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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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년 02 월 07 일 화09:50:03 |
문경근주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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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근주필 |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보름달을 예사롭지 않게 생각헸습니다. 특히 한 해의 첫 번째인 정월보름날은 대보름이라 하여 달을 신비롭게 여기며 소원을 빌었다 합니다. 그러나 요즘 시내에선 보름달을 제대로 보는 것이 그리 수월하지가 않습니다. 높은 건물에 가리는가 하면, 방 안은 물론 골목까지 온통 전등불이 대낮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 달빛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보름달을 보겠거니 마음먹었던 사람들도 텔레비전의 화려한 영상에 몰입하다보면 달맞이는 생각 너머로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거기다 날씨마저 궂으면 달과의 상면은 이내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저래 달맞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 말고는 모두 핑계거리가 아닐까요? 아파트 단지를 몇 걸음 벗어나거나, 눈앞의 재미에 대한 집착을 잠시만 놓는다면 환한 보름달이 웃으면서 맞아 줄 텐데요.
나 역시 남의 이야기 할 처지가 못 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월 대보름달을 제대로 본 지가 꽤 오래 됐으니까요. 올 정월 대보름날 밤엔 만사 제쳐두고 집 밖으로 나가 보름달을 만나려고 마음 단단히 먹었습니다.
어린 시절 달밤의 추억을 더듬어 볼 겸, 달님에게 간절하게 부탁할 말도 있었거든요. 그러나 올해도 날씨 때문에 허탕을 치고 말았습니다. 아쉽지만 어릴 적 정월 대보름날의 달밤 속으로 잠시 추억 나들이를 다녀오는 일로 대신할 수밖에요.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들의 정월 대보름날밤. 방문을 열면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손에 닿을 듯 웃고 있습니다. 방 안은 침침하지만, 보름달 아래 마을은 온통 달빛 세상입니다. 아직은 찬 밤기운인데도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아이들은 고샅길을 따라 쏟아져 나옵니다.
달의 부름을 받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달을 닮아 있습니다. 각자의 집을 뛰쳐나온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한곳에 모입니다. 칼싸움, 원숭이놀이, 숨바꼭질 등으로 마을 고샅은 한동안 온통 아이들 판이 됩니다. 달을 향한 기원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것은 어른들 몫이었으니까요.
달이 중천에 닿고 밤이 깊어 가면 지치거나 싫증이 난 아이들은 하나 둘 슬그머니 제 집으로 들어가고, 시끌벅적한 소리도 조금씩 잦아듭니다. 그! 러나 몇��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달빛 속을 방방 뛰어다닙니다. 보다 못한 어른들의 호통소리를 듣고서야 아이들의 보름날 밤 잔치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아이가 사라지고 나서야 마을은 이내 고요 속으로 들어갑니다.
눈부신 달빛이 초가지붕 위로 호복하게 쏟아지고, 고이 잠든 아이들도 보름달처럼 풍성한 꿈에 젖습니다. 보름날 밤의 시골 마을은 평화롭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 시절 그 달빛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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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보름을 맞아 샘골시장에서 방화제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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