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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운' 소싸움 한판
달밤지기
2010. 11. 1. 17:11
대충 훑어보며 지나치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소싸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소들의 이색적인 겨루기도 재미있었지만, 유일한 처녀 소 주인의 능숙한 코치가 눈을 끌었습니다.
그 처녀농군은 장정들과 맞서면서도 조금도 멈칫거림이 없이 당당했습니다.
거구를 자랑하는 소들의 싸움은 단순하면서도 성실하고 정직했습니다.
그들만의 기술에 대한 내 무식의 소치이겠지만, 내가 보기엔 머리나 어깨로 밀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머리에 뾰족히 솟은 뿔로 치받기라도 하여 피를 흘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상대를 상하지 않으려는 그들 나름의 배려가 사람사는 세상에 적잖은 암시를 줍니다.
서로 밀치는 동안 힘에 부친 소가 뒷 모습을 보이게 되면, 그것으로 공격도 싸움도 끝이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싸움도 있었으니..... 한 마디로 '소다운 소싸움'이었습니다.
- 2010. 10. 31 정읍소싸움대회에서 -